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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취임 3년…'현대차그룹, 톱3 모빌리티 기업으로'

  • 2023.10.12(목) 06:00

2020년→2023년 영업익 6배 증가 전망
전동화 '퍼스트무버'로 시장 선점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3년 차를 맞는다.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정 회장은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전동화 대전환을 적극 추진하며 그룹을 글로벌 톱3 기업으로 안착시켰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6배 이상 증가하는 등 내실 있는 성장도 지속했다.  

정 회장에게 당면한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판매 부진을 거듭 중인 중국과 13년 만에 재진출하는 일본 시장에서 성과가 필요하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도 정 회장의 몫이다. 

취임 3년, 영업익 6배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684만5000대를 판매하며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완성차 그룹 '톱3' 자리에 오른 순간이다. 올해 상반기도 366만대를 판매하며 순위를 유지 중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영향이다. 특히 북미와 인도 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기아의 올해 1~9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125만482대로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이다. 자동차 시장 규모 3위로 올라선 인도 시장에서는 지난해 80만6000대를 판매하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수익성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현대차, 기아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은 26조7383억원이다. 정 회장이 취임했던 2020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6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는 고부가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재편한 성과다. SUV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관련 신차를 집중 출시하며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해 8월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큰 보탬이 되는 중이다. 

완성차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를 떠오른 전동화 부문에서는 퍼스트무버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아이오닉5, 아이오닉6, 기아의 EV5, EV6 등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아이오닉5와 EV6, 아이오닉6는 세계 올해의 차(WCOTY), 북미 올해의 차(NACOTY), 유럽 올해의 차(ECOTY)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를 모두 석권했다.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미래 축인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미국 로봇 기술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8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다. 특히 인수 과정에서 정 회장은 사재 2400억원을 출연하는 등 투자를 적극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인수한 자율주행기업 포티투닷(42dot)에 1조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조(兆) 단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의 행보를 보면 현대차그룹을 단순 자동차 기업이 아닌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시키겠다는 맥락으로 읽힌다"며 "UAM, 로보틱스, AI 등 부문에 적극 투자해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아픈손가락 중국, 지배구조 개편 숙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취임 3년 차를 맞이한 정 회장에게 당면한 과제들도 적지 않다. 사드(THAAD) 사태 이후, 부진을 거듭 중인 중국 시장에서 반등이 필요하다. 한때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100만대 선을 가뿐히 넘겼던 판매량은 지난해 40만대 선까지 하락했다. 시장 점유율도 1%대까지 밀리며 존재감이 미비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중국 시장 재도약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SUV와 고급차 위주로 중국 내 판매 라인업을 개편해나가는 중이다. 준중형 SUV '무파사', '엘란트라N(아반떼 N)'을 출시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전기차 모델만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는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EV5를 내놨다. 

13년 만에 재진출을 선언한 일본 시장에서도 성과가 필요하다. 토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가 주름잡고 있는 일본 시장은 수입차 브랜드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이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 전기차 아이오닉5 등 친환경차를 내세우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많은 공을 들이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갈등,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와 보호무역 주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 회장이 최근 잦은 해외 출장을 다니며 동분서주하는 것도 이러한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임 전부터 과제로 꼽혔던 지배구조 개편도 정 회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10대 그룹사 중 유일하게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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