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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신의직장' 증권금융, 자회사 포스증권에 속앓이

  • 2020.04.16(목) 14:46

작년 계열편입 이후 성적, 70억 순손실 적자
누적 손실에 부분자본잠식…연결 실적 '오점'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 전담기관인 한국증권금융이 지난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한국포스증권(옛 펀드온라인코리아)의 부진 탓에 크게 웃지 못하고 있다.

한국포스증권이 지난해 7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는 등 적자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한 증권금융의 연결 순익은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완규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포스증권은 지난해 69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전년 62억원의 순손실에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2013년 설립 첫해 101억원의 순손실을 낸 이후 적자 폭이 매년 감소하면서 개선되는듯 했으나 지난해 증가세로 전환했다. 7년째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판매 웹사이트 '펀드슈퍼마켓' 운영사다. 증권금융과 예탁결제원을 비롯해 자산운용사 및 펀드평가사들이 공동 출자해 자본금 218억원으로 2013년 설립했다.

그러나 치열한 온라인 펀드 시장 경쟁 탓에 도무지 실적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매년 순손실 적자가 이어지면서 2014년 말 89억원이었던 결손금 규모는 작년말 397억원으로 불어났다. 작년말 기준 자본금(788억원)이 자본총계(378억원)를 웃도는 부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증권금융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것은 2018년 말이다. 선도적인 온라인 펀드 판매 채널로 키우겠다며 4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 보유 지분을 기존 5%에서 55.34%로 끌어올리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유일한 자회사 한국포스증권의 부진과 상관없이 증권금융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156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1552억원보다 10억원 늘어난 수치로, 2010년 1777억원 이후 9년만에 최대치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7%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저금리가 심화하는 등 불리한 영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선제적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로 대응한데다 여신·수수료 실적 호조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손익이 개선됐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다만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상의 실적으로 보면 분위기가 다르다. 작년 연결 순이익은 1370억원으로 전년 1500억원보다 8.6%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꺾였다. 2018년말에 계열편입을 완료하고 작년에 처음으로 실적이 반영된 한국포스증권의 부진과 무관치 않다.

한편 증권금융은 1955년 10월 한국연합증권금융이란 사명으로 설립한 증권금융 전담 금융기관이다. 주식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넣은 예탁금을 예치하고 이 자금 등으로 증권사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거나 운용으로 돈을 번다. 증권사를 대상으로 자금을 대출해준다는 점에서 '증권사의 은행'인 셈이다.

증권금융은 여의도 증권 유관기관 가운데 연봉이 높기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신의 직장'으로 유명세를 타는 예탁결제원·한국거래소·코스콤 등과 비교해 연봉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고 근무 환경이 안정적이라 취준생 사이에서 '숨겨진' 신의 직장으로 통한다.

실제로 연봉이 높은 편이다. 작년말 기준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1000만원이다. 정부 공공기관 가운데 연봉이 높아 신의직장으로 불리는 한국예탁결제원의 2018년말 기준 직원 평균 급여액(1억1160만원)과 비슷한 수치다. 또 다른 증권 유관기관이자 같은 여의도 내에 있는 한국거래소(1억972만원)와 코스콤(1억995만원)의 평균 보수와 비교하면 살짝 앞선다.

증권금융은 2019사업연도 결산으로 1주당 700원(액면가 5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총액은 전년과 같은 476억원. 최대주주인 한국거래소(현 지분율 11.34%)를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적지 않은 현금을 챙겨가게 됐다. 우리사주조합(0.62%) 몫은 약 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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