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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원 사장 "옵티머스 책임 일부 인정…중요한 건 재발방지"

  • 2021.02.08(월) 15:28

예탁원 신년 기자간담회…"제재심서 적극 소명, 납득할 부분은 당연 수용"
"금융위 법령해석 면죄부 아냐"…사모펀드 관리시스템 6월 예정대로 오픈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지난해 대규모 환매 지연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긴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일부 인정하면서 올 초 신년사에서 밝혔던 사모펀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 보완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사장은 8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연 '2021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뜻을 전하고 "사태와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에 대해 회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되 납득해야 할 부분은 당연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예탁원은 기준가격 산정과 투자 내역 정리 등 옵티머스 펀드의 사무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관리·감독 책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오는 19일 옵티머스 펀드 사태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예탁원에 기관경고와 직원들에 대한 감봉 조치 등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상태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같은 사안에 대해 '투자신탁의 기준가격 산정 등 업무를 위탁·수행하는 경우 자본시장법상 일반사무관리회사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령 해석을 내놓으며 '계산사무대행자로 잔고를 검증(잔고대사)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해온 예탁원의 손을 사실상 들어줬다. 이를 둘러싸고 금융권에선 금융위가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서면서 예탁원에 면죄부를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사장은 "금융위 결정은 면죄부와는 관계없다"면서 법령·제도는 우리가 해석할 영역이 아니지만 당국에서 책임 있게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징계안이 상반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대해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국이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역할을 한 만큼 (예탁원이) 가타부타 얘기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책임론을 의식한 듯 사모펀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투명성 제고 방안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사장은 "옵티머스 사태는 회사를 되돌아볼 계기를 제공했다"며 "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무엇이 있는지, 특히 사모펀드 비시장성자산에 대한 문제를 예탁원 차원에서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우선 옵티머스 사태 이후 준비해온 비시장성자산 표준코드 관리시스템과 펀드자산 잔고대사 지원시스템을 6월까지 오픈하고, 이후 추가로 사모펀드 비시장성자산에 대한 운용지시 지원서비스를 도입해 내년 상반기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 거래되는 비시장성자산을 파악, 분류하고 표준코드를 부여하는 작업은 완료돼 자산운용사 등 시장 참여자들과 협의를 마친 상황"이라며 "시스템을 개발해 탑재하는 작업이 남아 있지만 6월 말까지 시스템 오픈하는 데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모펀드 사무관리 업무 중단과 사모펀드 투명성 제고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상호 모순적이라는 일각의 지적에서 대해선 "옵티머스 사태 이후 사모펀드 기준가 산정 업무를 중단한 것과 "비시장성자산에 대한 표준코드 분류는 별도의 공공적 의무"라며 이해를 부탁했다.

이 사장은 "사모펀드 지원시스템 도입과 더불어 예탁원을 자본시장 플랫폼 기업으로 안정화시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전자투표시스템(K-VOTE)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공매도 제도 개선 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대차거래 계약 확정시스템 구축과 대차거래 계약 원본 보관 서비스 도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차거래 계약 확정시스템은 거래내역 조작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대여자와 차입자가 예탁원 시스템상에서 대차거래 계약 확정 후 계약 확정 일시를 포함한 대차거래 정보를 보관하게 하는 것을 말하며, 대차거래 계약 보관 서비스는 당사자 간 계약 체결 이후 차입자로부터 해당 계약 원본을 제출받아 보관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국인 참가자는 3월 8일부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외국인 참가자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금 이동과 결제 등을 위한 글로벌 메시지 전송시스템인 'SWIFT' 인증 방식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관련 시스템이 신속히 도입되면 정부의 제도적 장치와 함께 시장 투명성 제고에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 연장, 부분 재개와 관련한 질문에는 "정책당국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사장은 임기 1년간 소회를 한 마디로 '복잡한 심경'이라고 표현한 뒤 "옵티머스 사태로 어려운 와중에도 성취감을 느낀 적도 있다"며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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