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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F 신규고객 잡아라…수익률 관리 나선 운용사들

  • 2021.12.03(금) 08:05

[은퇴 필수상품 TDF]②
주요 수익원 부각에 고객유치 과열
투자자 확보 위한 성과 관리 압박

바야흐로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노후 준비가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각종 연금 관련 상품도 덩달아 인기몰이 중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단연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다. 상품 특성상 수익률이 눈에 띄게 높지는 않지만 목표 은퇴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은퇴를 대비해 최적화된 상품이라는 평이 나온다.[편집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TD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상품을 직접 굴리는 펀드 매니저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TDF가 운용업계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르면서 각 운용사들이 신규 가입자 확보를 목적으로 펀드 매니저들에게 더 엄격한 수익률 관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장세에도 TDF 수익률 고공행진

근래 TDF 시장에선 수탁고 증가세와 더불어 수익률 고공행진이 목격되고 있다. 통상 TDF는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내는 상품은 아니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TDF 수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이 같은 공식이 깨진 모습이다. 

국내 TDF 상품은 총 151개로, 총 16개 운용사에서 운용하고 있다. 운용사들이 TDF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성과 관리에 고삐를 쥐면서 수익률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TDF를 포함한 국내 라이프사이클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8.06%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2.28%, 채권형 펀드 전체의 수익률이 0.02%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대표적으로 KB자산운용의 'KB온국민TDF2055'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9.48%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2050'로 19.11%의 우수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2050'과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하나로TDF2045'는 각각 15.40%, 15.33%의 수익률로 어려운 장세에도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대폭 늘어난 설정액에 좋은 운용 성과까지 더해지면서 TDF의 순자산총액은 1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라이프사이클펀드 전체의 순자산총액은 9조6684억원으로 설정액 6조9046억원 대비 2조7000억원가량 더 많다. 그만큼 펀드를 잘 굴렸다는 얘기다. 

수익률 관리 압박에 펀드매니저 '끙끙'

이처럼 TDF의 성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것은 TDF가 운용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각 운용사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수익률 관리에 눈에 띄게 신경을 쓰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TDF는 은퇴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핵심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올 들어서만 관련 시장으로 3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운용사들은 투자자 선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운용사들의 경쟁의식은 TDF 현업 운용 파트로 고스란히 전가돼 펀드 매니저들의 수익률 관리 압박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TDF를 운용하는 16개사 가운데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이 42%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22%, 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각각 11%, 신한자산운용이 7%, 키움투자자산운용이 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TDF에 자금이 쏠리면서 각 운용사 간 보이지 않는 고객 선점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면서 "각 사별로 TDF 운용역에게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을 주문하는 등 압박이 매우 심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도 "TDF는 은퇴를 대비한 대표적인 장기 상품"이라며 "한번 신규 고객을 유치하면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만큼 운용사들로선 신규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의 성과 경쟁 속에 투자자들의 신중한 상품 선택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펀드 매니저는 "최근 TDF 수익률 경쟁이 너무 심화되고 있다"며 "TDF는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수익률이 더 중요한 만큼 단기 성과에 현혹되기보단 각 상품의 장기 성과를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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