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에듀테크 전문 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전국 초등학교에서 활용하는 디지털 교육 콘텐츠 플랫폼이 주력 사업이다.
다만 대주주 일가의 지분 매각금지 기간이 상장후 6개월에 불과해 오버행(물량 부담) 우려가 나온다. 대주주 일가는 앞서 또다른 계열사 아이스크림에듀가 2019년 상장한 이후에도 4년간 290억원어치 주식을 현금화했다.
회사 측은 꾸준한 성장과 함께 공격적 배당을 준비하고 있어 대주주 입장에서 굳이 주식을 팔아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공교육 전문 온라인 플랫폼"
아이스크림미디어는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허주환 아이스크림미디어 대표는 "국내 최초의 디지털 교육 플랫폼으로 사교육 시장이 아닌 공교육 시장에 집중해 왔다"며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전략적으로 진출해 중장기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2002년 설립된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에듀테크 전문 기업이다. 에듀테크는 교육과 기술을 조합한 용어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교육을 의미한다.
아이스크림미디어 주요 사업은 △전국 90% 이상 초등교사가 활용하는 에듀테크 플랫폼 '아이스크림S' △교사 연수기관 '교사 온라인 연수원' △준비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이커머스 '아이스크림 몰' △초등 검정 교과서인 '아이스크림 교과서' △알림장 앱 '하이클래스' 등이다.
최근 실적은 성장 추세다. 연도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0년 791억 △2021년 1129억원(영업이익 143억원) △2022년 1041억원(306억원) △2023년 1231억원(340억원)이다.
회사 측은 2022년 매출액이 하락한 것은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2022년 상장을 계획하면서 회계기준이 바뀌었다"며 "총액기준에서 순액기준으로 변경하면서 일시적으로 매출액이 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영업이익은 꾸준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상장을 위해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하면서, 커머스 부문의 매출액이 '판매대금'에서 '수수료'를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기존 총액 기준에서는 물건 판매 대금 전체를 매출액으로 표시하고, 커머스 입점자에게 돌려주는 금액을 매출원가로 표시한다. 그러나 순액 기준에서는 판매자에게 받는 수수료 금액만큼만 매출액으로 표시한다. 총액기준과 순액기준에서의 영업이익 차이는 나지 않고 매출액만 달라진다.
학기별로 한 차례씩 대규모로 납품하는 교과서 특성상, 분기별 매출 편중 현상은 있다. 지난해 2분기와 4분기 매출액은 각각 475억원, 469억원이었지만 1분기와 3분기 매출액은 각각 129억원, 157억원에 그쳤다.
다만 교과서 매출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허 대표는 "현재 출판 중인 교과서 3개(수학·사회·과학)에 더해 5개(영어·음악·미술·체육·실과) 교과서를 추가로 검정받았다"며 "2025년부터 교육과정 개편 전까지 7년간 안정적인 매출이 확보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25년부터 교육부 주도로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 보급이 시작되면 회사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버행 우려?…"성장·배당 확신"
다만 시장에서는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사실상 지배주주인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일가가 상장 이후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기석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보호예수기간은 규정상 의무기간인 6개월이다. 자발적으로 추가 보호예수기간을 늘리진 않았다.
앞서 다른 계열사 아이스크림에듀가 2019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박 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가 보유주식을 대거 현금화했다. 박 회장 일가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4년간 주식 290억어치를 장내매도 했다. 당시에도 대주주 일가의 보호예수기간은 6개월이었다.
회사 측은 상장후 지배주주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높은 배당률과 함께 꾸준한 성장이 예정돼 있어 대규모 지분 출회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양동석 상무(CFO)는 "6개월 뒤에 대주주 지분 매각 여부는 회사 경영자 입장에서 알 수 없다"면서도 "(배당은) 이사회 승인사항이라 배당률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회사 성장에 따라 공격적 배당을 준비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굳이 지분을 팔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양 상무는 이어 "앞서 검정교과서 3개 만으로도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며 "2025년부터 검정교과서 8종이 교육과정 개편 전까지 7년간 판매되면서 성장세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는 실적 향상이 보장된 만큼 높은 공모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양 상무는 "상장준비 전 가치 책정을 위해 만난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단 한번도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평가하지 않았다"며 "실적 향상이 보장된 만큼 안정성이 높다"고 말했다. 희망공모가 3만2000~4만200원…9일부터 수요예측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이번 IPO 과정에서 246만주를 100% 신주로 모집한다. 공모 후 상장예정주식 수는 1306만주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물량은 37.48%다.
주당 희망 가격은 3만2000~4만200원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주관사 삼성증권은 PER 방식으로 희망공모가를 계산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그 회사 1주당 수익의 몇배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삼성출판사와 미국 교육회사인 체그(Chegg)를 비교 기업으로 삼아 공모가를 산정했다. 교육출판 사업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회사 중 학습용 교구 유통사업을 하고 최근 사업연도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회사를 선정했다. 적자가 발생한 경우 PER 주가 산정 방식을 사용할 수 없어서다.
비교기업의 평균 PER은 21.5배로 계산했다. 삼성출판사의 PER은 22.7배, 체그는 20.3배다. 이를 토대로 주당 평가액을 4만4374원으로 도출하고 할인율 9.41~27.89%를 적용한 희망 공모가격이 3만2000~4만200원이다.
희망 공모가격 하단(3만2000원)을 기준으로 약 787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한다. 회사는 이번 공모로 마련한 금액 중 △검정교과서 개발 등 연구개발자금으로 710억 △해외 시장 개적 자금으로 31억, IT시스템 고도화 자금으로 21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에듀테크 산업의 요구에 대응하고, AI 도입으로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 속에서 기술적 리더십을 지속 점유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오는 9일부터 16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20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어 21~22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고,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