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세의 월세화로 빨라진 주거비 부담 증가를 막기 위해 '전월세 안심신탁' 제도를 도입한다. 시중의 월세 물건을 '전월세 안정화기구'가 전세로 전환해 임차인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임차인은 통상 월세보다 부담이 적은 것으로 여겨지는 전세에 '전세사기' 위험 없이 살 수 있다. 임대인은 월세 연체·공실·자금운용 관련 걱정 없이 월세처럼 보증금에 대한 운영수익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8·13 대책)' 후속조치로 이런 내용을 담은 주거지원 사업 '전월세 안심신탁'을 내달부터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관련기사: [8·13 주택공급]남양주 와부에 2.2만호 미니 신도시(2026년 8월13일)

전월세 안심신탁은 안정화기구-임대인-임차인이 3자 간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고 임차인이 전세금을 기구에 예치하는 구조로 짜였다. 기구는 전세금을 투자 운용해 임대인에게 전세금 운용수익을 제공한다. 전세금 예치·운용·반환, 임대인·임차인 모집 등 업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위탁해 수행한다.
내달 임대·임차인 모집을 시작으로 전세가 검증·약정 체결 등을 거쳐 오는 12월 잔금 예탁·입주를 목표로 추진된다. 또한 HUG는 위탁 운용사를 오는 10월까지 선정하고, 연내 펀드를 등록해 운용에 나설 예정이다.
최인호 HUG 사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태흥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달 최초 모집공고 후 연내 입주와 펀드 등록까지 완료하는 일정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임차인에게는 전세사기 걱정 없는 안전한 전세주택을, 임대인에게는 공실·연체 걱정 없는 안정적 수익을, 주택시장에는 주택공급과 주거안정을 약속한다"고 했다.
이 제도에 참여하는 임차인은 월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에 거주해 부담을 덜 수 있고, 전세금은 안정화기구에서 관리하므로 전세사기 위험도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임차인은 소득 등 지원요건을 충족할 경우 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버팀목) 또는 시중은행 대출을 활용해 전세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특히 임차인은 전월세전환율-전세대출 금리 차이만큼 주거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임대인은 전세금 운용수익을 월세 형태로 수취할 수 있다. 임대인이 등록 임대 사업자인 경우 임대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의무가 면제되므로 보증료 부담(0.23~0.27%)도 줄어든다.
이번 제도가 도입되는 배경은 최근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전세기피 현상, 임대인의 월세 선호 등이 맞물려 임대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전월세 전환은 임차인 신용도가 낮을수록, 연체 리스크가 클수록, 아파트보다는 비아파트, 서울·수도권보다는 지방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임대인 역시 월세 연체 걱정, 공실 리스크, 자금운용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관련기사: "전월세 줄고 가격 오를것" vs "30억 넘는 고가주택 전세면…"(2026년 8월5일)
HUG는 이번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에서 주택 유형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일반 임대인, 임차인을 대상으로 별도 공모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되, 시세 대비 전세금 규모의 적정성, 위반 건축물 여부 등 기본 검증도 진행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매입임대주택 일부를 안정화기구를 통해 연내 500가구 규모로 시범공급해 무주택 청년 세대의 주거부담을 경감할 계획이다.
HUG는 전세금 등을 기반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해 주택건설사업장에 HUG 보증부 PF대출 등으로 운용, 연 4%대의 이자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매월 임대인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최인호 HUG 사장은 "연간 15조원을 예탁하는 게 목표이고, 이는 약 9만3000가구에 공급을 지원하는 효과가 될 것"이라며 "2~3년내 주택공급활성화펀드는 10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임대인의 소득에 대해서는 세제지원도 추진해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임대인이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 일종의 '주택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월세 안심신탁의 월세 수입(연 4%대) 외에 추가로 주택연금 수령(연 1~3% 내외)도 가능하다는 게 HUG 설명이다.
최인호 HUG 사장은 "안심신탁이 기대한 성과가 나오고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또한 HUG가 주거 안정을 주도적으로 책임지고 주택 공급·금융 분야의 공공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도 되므로 전사적 명운을 걸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