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정통 농협맨인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과연 농협은행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살펴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온라인 경제매체 기자들이 전하는 CEO 소식!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오늘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네, 농협은행이 농협중앙회에서 벗어나 농협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한 지도 벌써 3년째를 맞고 있는데요. 여전히 실적과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등 여러 측면에서 아직 기본이 허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올 초 취임한 김주하 농협은행장도 쇄신을 외치고 있는데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앵커>
김 기자, 농협은행의 기본기가 약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렇길래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겁니까?
<기자>
농협은행은 최근 금감원의 민원평가에서 골찌 등급인 5등급을 받았습니다. 3년 연속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올해부턴 영업점 출입구와 홈페이지에 민원평가 불량을 뜻하는 빨간 딱지마저 붙이는 처지가 됐습니다.
올 초엔 카드사업부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연루되면서 3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기도 했는데요. 농협은행은 2011년 대규모 해킹사고를 비롯한 크고 작은 전산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IT시스템에도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국 농어촌 곳곳에 지점이 있어서 그렇긴 할 텐데 금융사기에 이용되는 대포통장 발급 비율도 월등히 높습니다.
<앵커>
지금 얘기만 놓고 봐선 정말 허술하다 싶네요. 농협은행, 올 1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죠?
<기자>
농협은행은 올 1분기 35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데요. 문제는 질도 좋지 않다는 겁니다. 우선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STX그룹 손실로 올 1분기까지 발목이 잡혔습니다. 농협은행의 STX그룹 위험노출액은 2조 2000억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2000년 이후 뒤늦게 기업금융에 뛰어들다 보니 더 크게 물린 겁니다.
판관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구조적인 문제로 꼽힙니다. 생산성 대비 비용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건데 실제로 농협은행은 일 인당 생산성이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금융지주사들과는 달리 농협금융지주는 올 1분기 은행부문이 순이익을 대부분 까먹으면서 간신히 적자를 모면했습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와 함께 외형은 4대 금융 반열에 올라섰는데요. 실력은 아직 한참 못미치는 걸로 재차 확인된 겁니다.
<앵커>
아직 국책은행 성격을 버리지 못해서인가요, 원인이 뭐라고 보세요?
<기자>
아무래도 그렇게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농협금융지주는 2012년 출범했는데요. 여전히 조직 전반이 시중은행보다는 국책은행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올 초에 취임했는데 성적표가 그다지 좋진 않군요. 안팎의 평가는 좀 어떻습니까?
<기자>
김주하 행장은 30년 이상 농협은행에서만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농협맨입니다. 취임 후 지방 영업본부와 거래 기업을 찾아다니느라 4000km가 넘는 강행군을 펼치면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런데 성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물론 취임 직후부터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뒷수습에 바쁘긴 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기본에는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 여전히 조직 전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CEO의 의지가 중요할텐데, 앞으로 농협은행이 바뀌긴 바뀔까 싶네요.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안 그래도 김 행장은 꾸준히 농협은행의 쇄신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래론 안된다는 걸 CEO 스스로 인정한 건데요.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김 행장은 이제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말하고 있긴 한데요.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는 말이 있는데 김 행장 역시 정통 농협맨이라는 점에서 제대로 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의문이 많습니다. 다만 김 행장은 과거 농협에선 드물게 선제적인 신용위험 관리 등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결국 얼마나 빨리 기본기를 제대로 정착시키느냐에 따라 혁신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는 얘기는 내부 사정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손을 못대는, 일종의 '자기검열'이 심하다는 얘기로도 받아들일 수 있겠군요. 그렇죠?
<기자>
그렇게 볼 수도 있고 또 김 행장 스스로가 그런 문화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과연 혁신 DNA를 가지고 있는 지도 아직까진 의문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김주하 행장이 틀을 깨고 나올지 한번 두고보죠. 지금까지 비지니스워치 김춘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