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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돌아온 장고(長考)’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2015.09.09(수) 10:35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인터넷 전문은행 참여를 놓고 또다시 장고(長考)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또다시 긴 고민, 장고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유는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 때문이라는데요. 비즈니스워치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교보생명이 KT 주도의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놓고 협상하고 있다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협상을 시작한 지 한 달 넘게 지났는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카카오나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이미 주요 주주 구성을 끝내고, 사업 모델 구상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KT 컨소시엄은 교보생명이 아직 참여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어서 지분율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달 말부터 인터넷 전문은행 1차 신청을 받는다고 하니까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건데요. KT 입장에선 속이 좀 끓을 것 같습니다.

<앵커>
KT 입장에선 애가 탄다? 교보생명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 같은데요. 김 기자, 교보생명이 결정을 미루는 이유, 특별히 뭐가 있는 겁니까?

<기자>
지분율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KT와 교보생명 모두 대주주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KT는 산업자본이어서 현재는 최대 10%의 지분밖에 보유할 수 없는데요. 다만 정부가 은행법을 개정하면 지분을 최대 50%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법 개정이 완료되면 1단계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한 기업들도 지분율을 조정할 수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KT와 교보생명이 미래 지분율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50%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금융자본인 교보생명이 나중에 자기 지분을 KT에 어떤 형태로 넘길지 말지, 그런 것 때문에 고민을 한다, 이렇게 들립니다. 제가 생각해도 고민스럽겠는데요.

어쨌거나 김 기자, 신창재 회장의 장고 어쩐지 낯설지가 않습니다?

<기자>
그렇죠? 작년 말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을 연상시킵니다. 교보생명은 당시에도 이사회에 이어 경영위원회를 두 번이나 열고도 우리은행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는데요. 결국, 입찰 당일에야 최종적으로 포기하면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이달 중순 이사회에서 KT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경영위원회에서 또 미루는 건 아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한 번에 인터넷은행을 삼킬 수 있는 기회라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교보생명은 전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태도를 바꾼 이력 때문에 유명하잖아요? 그렇죠?

<기자>
지난해 우리은행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2011년 우리금융 민영화 당시에도 중간에 포기했고, KB금융과 M&A 논의도 결국 수포가 되었는데요.

교보생명 입장에선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신뢰도 측면에서 타격이 만만치 않은데요. 이리저리 입질만 하다가 발을 빼는 못 믿을 회사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지 않는 패턴이라 안정적일 수는 있겠지만, 협상 당사자나 관계된 주변은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와서요. 신 회장의 진짜 생각은 뭡니까? 은행업에 생각이 있긴 한 건가요?

<기자>
있습니다. 은행업 진출은 신 회장의 숙원입니다. 지난해 우리은행도 그렇고 이번에도 인터넷 전문은행 참여 의사를 직접 밝힌 바 있는데요.

지난 달 말에는 신 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인터넷은행 사례를 둘러보고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항상 결정의 순간에 뭔가 문제가 생기는데요. 작년엔 금융위원회의 의중이 걸림돌로 됐고, 이번엔 또 주도권 다툼이 변수가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선 신 회장의 스타일을 문제 삼기도 하는데요. 꼼꼼하고 원칙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일상적인 보험사 경영엔 강점이지만, 성장 전략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막판까지 결정을 미루는 행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과감한 결정을 못 하는 것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알겠습니다. KT는 일단 참여를 결정한 우리은행과 함께 플랜B 마련에 들어갔다고 하던데요. 교보생명은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기자>
신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아직 정확하게 알긴 어렵습니다. 여전히 미련이 남아 있는 우리은행이 주주로 함께 참여하는 만큼 결국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많긴 한데요.

조건이 여의치 않으면, 이번에도 양치기 소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교보생명은 이미 인터넷 보험사인 교보악사와 교보라이프플래닛을 만들었다가 낭패를 본 경력도 있는데요.

신 회장이 계속 결정을 미루고 있는 사이 교보생명 본체의 성장 엔진에도 조금씩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엔 2위 자리를 다투던 한화생명에 크게 밀리기도 했는데요. 이번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지 않는다? 사실 뭐가 맞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죠.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듭니다. 신창재 회장의 결정, 유심히 좀 보죠. 김춘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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