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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해외브랜드, 밀리는 토종브랜드

  • 2015.04.23(목) 17:41

대형마트, 美·英 유아용품매장 속속 오픈
눈높이 높아진 소비자, 고급브랜드 찾아
자리내준 토종브랜드, 매출부진 등 고전

국내 토종 유아용품 회사들의 빈자리를 글로벌 유아용품 회사들이 속속 꿰차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 광교점에 미국의 유아용품 전문매장인 '베이비저러스(Babiesrus)'를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베이비저러스는 세계 최대의 장난감 전문점인 토이저러스가 운영하는 유아용품 브랜드로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17개국에 670개 매장을 두고 있다.

베이비저러스 광교점은 660㎡(약 200여평) 크기의 공간에서 스토케·부가부·퀴니 등 명품 유모차와 카시트 같은 유아용품을 판매한다. 특히 20~30대 주부들이 온라인에서 주로 구입하는 침대, 바운서, 힙시트 등을 매장 안에 들여놔 오프라인 공간에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매장을 꾸몄다.

롯데마트는 올해 안에 광교점을 포함해 총 4개의 베이비저러스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이저러스와 1년간의 협의 끝에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해외여행과 직구 활성화로 해외브랜드에 친숙한 소비자들이 많아져 세계 최대 아기용품 매장인 베이비저러스와 손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 수원·인천·부천·대전에 영국 유아용품 브랜드인 '마더케어' 매장을 연 홈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중 서울 강서점과 영등포점에 마더케어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유아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점을 반영해 해외 브랜드를 들여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한국은 인구밀집도가 높고 유행에 민감해 글로벌 영유아 브랜드들도 테스트 시장으로 한국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유아용품 회사들이 국내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것과 달리 토종 유아업체들은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국내 유아용품시장에서 원스톱 쇼핑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해 11월 중국 랑시그룹에 매각됐고, 보령메디앙스도 2010년 1800억원대의 매출이 몇년째 줄어 지난해는 1400억원대로 떨어졌다. 매일유업의 자회사인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글로벌 브랜드 약진과 토종 브랜드 침체 현상에는 출산율 감소라는 공통분모가 자리잡고 있다. '내 아이는 최고로 키우겠다'는 부모들이 고가제품을 선호하면서 해외브랜드 수요는 늘어난데 비해 고급화 전략에 어려움을 겪은 토종업체들은 출산율 감소로 시장 자체가 줄어든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63만명에 달하던 신생아수는 10년 남짓 흐른 2013년 43만명으로 줄었다.

유아용품업계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인 출산율로 인해 시장규모가 축소되면서 기존 업체와 해외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며 "제품 고급화와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롯데마트 수원 광교점에 문을 연 '베이비저러스' 매장 내 전경. 롯데마트는 올해 안에 베이비저러스 매장을 4개로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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