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1조4000억원대 투자를 약속했다. 전기차, 수소사업 등 친환경 관련 시장을 적극 창출한다는 청사진이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과 룰라 대통령이 만났다고 23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제랄도 알크민(Geraldo Alckmin)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COO) 등이 동석했다.
어떤 이야기 오갔나
정의선 회장과 룰라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정의선 회장은 브라질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 중인 그린 모빌리티 혁신(MOVER)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했고, 룰라 대통령은 이를 적극 환영했다.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은 브라질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 중인 친환경 정책이다. 브라질 탈탄소 부문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약 5조1000억원 규모의 감세와 보조금 혜택을 부여하는 게 골자다.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할 계획이다.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은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브라질 정책의 일환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현지 파트너사들이 수소 등 친환경 분야, 미래기술 등에 2032년까지 11억 달러(한화 약 1조4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동화 선도 브랜드 자리매김 △수소 관련 사업기획 모색을 이 자리에서 약속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우선 올해 양산 예정인 기아 전용전기차 EV5를 브라질에 출시한다. 또한 브라질 현지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FFV(혼합연료차량) 전용 파워트레인도 개발한다. 하이브리드 FFV는 에탄올 또는 메탄올과 휘발유를 혼합한 연료를 사용하는 FFV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친환경 차량이다.
브라질에서 수소 상용차 시장도 개척한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등 신사업도 발굴한다.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그룹사간 협력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중남미 지역을 포괄하는 수소 관련 새로운 사업을 적극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말 브라질 현지에 중남미지역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해뒀다.
이밖에 차세대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SMR 분야로도 신사업 행보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브라질에 진출해있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중 친환경 사업은 현대차그룹이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판매순위로는 피아트,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에 이어 현지시장 5위권에 안착해있지만 수소 상용차 등이 판매되기 시작하면 탑3 진입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다.
룰라 대통령은 "친환경 수소분야와 기술 등에 투자할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기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브라질 진출 10년 만인 지난 2022년 누적 판매 175만대를 기록한 현대차그룹은 현지시장 판매순위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호실적의 주역인 소형 SUV '크레타'는 지난달 열린 브라질 현지 자동차 어워드에서 '최우수 소형 SUV 모델'로 선정되는 등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