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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조익재 "굿바이 퀀트! 베스트 애널도 사양"

  • 2013.06.04(화) 10:55

[센터장vs센터장]
"한국기업들 위기 겪을수록 강해져"
`지각변동이 올때마다 투자기회가 생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의 직함은 3개다. 센터장, 스트래지스트, 퀀트 애널리스트. 이중 퀀트 애널리스트 직함을 최근 뗐다. 지난 22일 그는 페이스북에 "이제 퀀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아래 직원한테 넘겼습니다"고 남겼다. 1993년 대우경제연구소부터 조익재를 늘 따라다니던 퀀트와 20년만에 작별했다. 퀀트는 Quantitative의 줄임말로, 계량적분석이란 뜻이다. 조 센터장은 "퀀트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서 규칙성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시장에 널려있는 숫자와 데이터의 규칙성을 찾아내는 역사학자쯤 될 것 같다.

 

그는 최근 새로운 변화를 포착했다고 했다. 미국의 에너지 자립이다. 미국이 개발한 값싼 셰일가스 등이 전 세계에 공급되면서, 국내 화학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에너지 자립을 시작하는게 세계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몰고 올 것이란 설명이다. 간단치 않은 전망이지만, 센터장만 10년째인 그는 확신에 차있었다.

 

- 퀀드계를 완전히 떠난건가?
그런 것은 아니다. 투자전략의 기본은 퀀트에 있다. 투자전략을 짜면 일정부분 퀀트를 하게된다. 다만 퀀트 애널리스트라는 공식 직함은 이제 없다. 매년 뽑는 베스트 애널리스트도 안 할 것이다.

 

-퀀트란 무엇인가.
모든 주식 시장에 있는 것들이 데이터로 구성돼있다. 주가, 재무재표, 경제지표 등의 방대한 숫자 안에서 규칙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규칙성이 일정기간 오랫동안 지속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퀀트 1세라 불린다. 시작할 땐 누구한테 배웠나?
대우경제연구소에서 홍콩, 싱가폴 등의 세미나에 참석하게 해줬다. 대학에서 경영학과, 대학원에서 재무관리를 전공해 프로그램을 잘 몰랐다. 당시 선임자들은 전산과 수학과, 통계학과가 대부분이었다. 나만 경영학과였다. 선임자에게 프로그램 배우고, 대학교의 통계 프로그램 과정을 들었다. 나보다 먼저 퀀트 애널리스트를 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분들이 나중에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나온 뒤 퀀트를 계속하지 않았다. 이제는 웬만한 증권사 마다 퀀트가 있다. 1999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에 갔는데, 내가 유일한 퀀트 애널리스트였다. 다른 증권사에도 없었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일을 어떻게 배웠나.
흥미있는 과제를 본인이 설정하고, 직접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보고서를 통해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굉장히 재밌었다. 학교에서는 이론적으로만 배웠던 것을 실제로 분석했다. 대학, 대학원보다 더 공부가 많이 됐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후배 애널리스트가 공부를 안한다고 질타했더라.
정석 보고서가 잘 안 나온다. 여기저기 본 것 들로 짜깁기된 보고서들이다.

 

-IMF 등의 일렬의 경제적 사건들을 퀀트 애널들은 어떻게 접근하나.
외환위기때는 솔직히 너무 어려서 잘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리서치 능력이 갖춰지지 않을 때다. 이후엔 Y2K 버블사태로 전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졌다. 이후 중국이 등장하면서 고성장 시대가 이어졌다. 그 다음으로 미국 리먼사태가 터졌고, 최근에 유럽사태다. 크게 보면 우리나라가 여러 번 위기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계속해서 경쟁력이 강화됐다.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어떤 위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경쟁력이 강한 쪽으로 왔다. 우량주가 정말 많이 올랐다. 근데 최근에 보면 우리나라가 약간 위기가 온 것같다. 기업들이 안팍으로 치이고 있다. 일본하고 다시 경쟁해야하고, 중국이 고성장에서 내려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성장 자체가 주는 위협이 있다. 중국 기업들이 자꾸 크니까 국내 기업에게 또 다른 부담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비재나 자본재 양쪽에서 굉장히 경쟁력이 강했다. 조선, 기계, 건설 등 자본재 산업들이 중국의 오버 캐퍼(과잉 투자), 재고 과잉 때문에 굉장히 고전하고 있다. 제품가격도 안 좋다.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상대적으로 IT, 자동차, 음식료 등 소비재들은 선전했다. 결국 자본재 산업들이 중국발 공급과잉에 시달리면서, 국내 고유의 경기 탄력성을 잃게 만들었다.

 

-앞으로 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중국의 모멘텀이 약해진 것은 유럽에 경제 위기가 찾아오면서 부터다. 중국의 유럽 수출비중은 25%다. 크게 보면 유럽이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중국의 경제가 탄력성 찾을 수 있을까를 판단해야 된다. 내년은 좋아진다고 본다. 유럽이 드디어 성장률이 플러스 권으로 들어올 것이고, 중국의 유럽 수출 회복이 재고조정을 도와줄 것이다. 올해만큼은 지지부진한 주식 시장이지만, 내년은 괜찮을 것이다. 마지막 남은 악재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다. 시장에는 좋은 얘기는 아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증시에도 통하나?
퀀트가 그런 걸 추출해내는거다. 퀀트가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서 규칙성을 찾아낸다. 역사의 규칙성을 찾아내는 것과 비슷하다. 아주 오래된 과거는 우리가 실제로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퀀트는 그런 것을 분석기법을 통해 경험한 숫자로 되돌려놓는다. 원칙들을 찾아내는 거다.

 

-현재 경제 상황은 어떤가. 새로운가?
그렇게 새로운 상황은 아닌지만, 딱 하나 새로운 것이 있다. 미국이 에너지 자립을 시작하면서 세계 경제가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 미국에서 셰어가스 등이 나오면서 세계 원자제 가격 약세와 달러 강세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뿐 아니라 남미 시장도 않좋았다. 미국 땅에서 새로운 자원이 나오면서, 남미 자원을 사지 않았다.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사상 최고다. 전 세계 유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일본도 미국 셰일가스를 사려고 한다. 문제는 미국의 에너지 자립이 우리나라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원가가 낮은 셰일가스 등으로 화학 제품 등을 만들 수 있으니, 국내 화학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가스 가격이 낮아지는 순기능도 있지만, 산업 전반적으로 단점이 더 많을 것이다.

 

- 어느 정도되니 과거 경험이 통하던가?
잘모르겠다. 지금도 주가 맞추는건 어렵다.

-전망했던 대로 이슈가 벌어지나.
작년엔 미국 주택경기가 살아는 걸 중요하게 봤다. 미국이 어느 정도 돌아서기 시작한다고 봤다. 어느정도 예측이 맞았다. 예측은 연속성이 중요하다. 핵심적 경제지표로 보는게 뭐냐가 중요하다. 수천가지의 경제지표가 있는데 그중 '이게 핵심이 지표다' 찾아내는 게 그사람의 근본적 시각이다. 그런 것들은 크게 맥을 놓친 적은 없다. 올해는 하나 짚어내지 못한 것은 엔화 약세다. 애초 전망할 때 항목에 빠져있었다. 반대로 3분기 미국 양적완화 축소는 정확히 예측했다.



-올해 핵심지표?
엔화가 졸지에 큰 변수가 됐다. 지금부터는 미국 금리가 중요하다. 양적완화 문제가 대두되니까. 각국들 금리 움직임을 봐야된다.

 

-엔저, 원화강세 등으로 경제 상황이 쉽지 않다.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굉장히 강해졌다. 걱정했던 자동차도 북미 빼놓고 시장 점유율을 안 잃었다. IT는 일본하고 이제 상대가 안 될정도로 강해졌다. 엔화 약세된다고, 젠 세계 사람들이 소니에릭슨 핸드폰을 사지 않는다. 덜 걱정해도 된다. 일본은 2000중반부터 계속 양적완화를 해왔다. 이렇게도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통했을 뿐이다.

 

-20년 넘게 시장을 보면서 생겨난 투자철학은?
있던 것이 없어지거나, 없던 것이 새로 생기면 투자의 기회가 생긴다. 세상에 없던 게 생기는 경우도 많다. 스마트폰도 없었다. 생길 때는 관련된 업체, 기술에서 어마어마한 투자 기회를 만들어준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 없었는데 갑자기 성장하면서 자산시장의 지각변동이 왔다. 반대로 있던 게 없어지면서도 그런 현상이 생긴다. 지금까지 양적완화를 미국이 계속 해왔는데 없었지면 큰 투자 변동이 생긴다. 그 과정을 빨리 잡아내고, 예상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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