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자 시장은 또한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망치를 밑돌며 `경착륙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결과적으로는 기우였다.
그렇지만 중국을 둘러싼 우려감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먼 미래를 놓고 보면 여전히 불안하다. 또 7.5%의 성장 이면에는 심각한 경제 상황이 숨겨져 있다.
◇ 예상치 부합..경착륙 우려 덜었다
최근 시장은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민감했다. 신용경색 위기와 경제 지표 부진은 중국 경착륙 우려가 다시 불거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7.5%라는 숫자는 예상치에 정확하게 부합했다. 지난 1분기 7.7%보다 둔화된 것은 맞지만 일단 안도감을 제공하기 충분했던 것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팀장은 "중국 경착륙에 의한 아시아 위기 우려가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일단 긍정적"이라며 "중국경제발 충격 가능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가 저점 수준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바닥은 충분히 하락한 비용이 발판이 되는데 최근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7%를 기록했고 소비자물가와의 스프레드도 경기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구리에 대한 투기적 숏 포지션이 역사상 최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국 경기둔화를 반영했다는 판단이다.
◇ 큰 그림 그대로..하반기 더 떨어진다
반면 중국 경제 성장세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의 GDP 증가율은 지난 1분기보다 0.2%포인트 하락했고 지난해 3분기 7.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이 현재 진행 중인 개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소비 증가세도 시원치 않았다. GDP에서 소비부분의 기여도는 지난 1분기 4.3%에서 3.4%로 크게 낮아졌다.
하반기에도 중국 경제 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점도 부담이다. 최광혁 이트레이트증권 연구원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2015년까지 경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항진 한국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하락 요인이 상승요인보다 우세해 상반기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3,4분기는 7.0~7.5%사이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까지 중국 지표 조작 논란이 지속된 가운데 중국의 2분기 GDP 역시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의 몰락' 저자인 고든 창은 "전력 통계나 제조업지표, 물가, 무역 지표 등이 모두 나빴던 것을 감안하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실제 성장률은 7%대가 아닌 3~4%대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