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城)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늘 주문하는 것은 '도전'이다. 올해초 신년사에선 칭기즈칸의 말을 빌려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처와 끊임없는 도전은 역사상 가장 광대한 몽골제국을 건설한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년만에 25만좌 인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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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사장의 경영 정신이 담긴 도전의 결과물이자 현대증권이 작년에 이어 올해 주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체크카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3년 증권업계가 저금리·저성장 등으로 수익성 한계에 부딪히자 영업 활성화와 수익원 창출을 위해 체크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이러자 현대증권은 작년 2월초 업계 처음으로 '에이블(able) 카드'라는 독자 브랜드의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현대증권 체크카드의 현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에이블 카드는 출시 1년만에 25만좌를 돌파하면서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카드 발급 고객의 절반 이상(61%)이 신규 고객이라는 점, 돈 씀씀이가 큰 30~50대 비율이 70%에 이른다는 점은 고객 기반 확충과 수익성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존 카드사들이 시장을 공고히 구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 시장에 뛰어든 증권사의 첫 도전치고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의 체크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에는 우선 당국의 활성화 정책이 주효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지난 2012년 20%에서 2013년 15%로 떨어지면서 체크카드(30%)와의 소득공제율 격차가 확대됐다. 자연히 직장인 등은 소득공제를 위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에 몰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에이블 카드의 다양하고 실용적인 부가 서비스들이 고객에게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은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택시·KTX, 주유 등 4가지 업종 가운데 고객이 하나의 서비스를 선택해 집중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신용카드처럼 체크카드에 할인 혜택을 추가하면서도 자주 쓰는 업종을 고를 수 있게 한 것이다.
아울러 기존 현대증권 거래실적에 따라 제공되던 현대증권 포인트와 전국 4만5000여개 OK캐쉬백 가맹점에서 적립된 OK캐쉬백포인트를 합산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입맛 맞는 상품 설계 '통했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후속 시리즈를 꾸준히 내놓은 것도 인기 요인이다. 현대증권은 에이블 카드에 이어 주식형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의 추가 수익률을 제공하는 '에이블 아이맥스(able i max) 카드', 법인 및 개인 사업자를 위한 맞춤용 '에이블 법인체크카드' 등을 내놓았다.
에이블 아이맥스 카드는 금융상품에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신개념 체크카드다. 저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받고 싶어하는 고객 수요를 반영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카드는 고객 금융상품 및 위험 선호도에 따라 금융상품형과 CMA형으로 서비스 유형이 나뉜다. 고객은 원하는 서비스 유형을 직접 선택할 수 있고, 계좌를 2개 개설해 두 가지 유형의 혜택을 모두 받을 수도 있다.

▲ 현대증권이 지난해 증권업계 처음으로 내놓은 체크카드 '에이블'. |
법인 및 개인사업자를 위한 카드 역시 맞춤형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국 모든 가맹점(주유업종 제외)에서 2만원 이상 사용할 경우 사용금액의 0.3%포인트, 전국 주유업종 가맹점(LPG 제외)에서 주유할 경우 리터당 40포인트를 지급한다.
현대증권은 카드 사업이 고객 이용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카드를 통해 유입된 고객에게 주식이나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및 파생결합증권(DLS), 개인별 자산종합관리계좌(Wrap) 등 다양한 금융상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얘기다. 기존 신용카드사가 제공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카드 상품을 계속 출시해 주거래 금융기관으로서 위상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재형 현대증권 테일부문장은 "에이블 체크카드시리즈는 체크카드 사용금액의 30% 소득공제 혜택과 고객 니즈를 반영한 증권사만의 독창적인 아이템을 통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카드사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차별화 된 카드 상품을 지속 출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