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 자기자본 1위 NH투자증권이 합병 첫 해인 지난해 2100억원이 넘는 순익을 냈다. 8년만의 최대 규모다. 그러나 분기별 흐름을 놓고보면 감소세가 2분기 연속 지속된데 이어 4분기에는 결국 적자로 고꾸라지는 쓴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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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3141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150.4% 증가한 수치다.
순익도 2151억원으로 165.2% 뛰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간 순익은 지난 2007년 옛 우리투자증권 시절 기록한 4324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우호적이었던 업황 덕분이다. 지난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9000억원으로 4년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채권금리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 및 국내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역대 최저치(9월 30일 기준 국고3년 1.568%)까지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은 "시장거래대금 증가로 위탁수익이 개선되고 금융상품 판매수익이 확대됐다"며 "우호적인 운용환경에 따른 트레이딩 이익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합병 후 기업금융(IB) 업무 영역이 확대되고 다수의 대형 딜을 수행하면서 IB 수익이 늘어난 것도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의 연간 흐름을 놓고보면 하향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 2,3분기에 분기대비 이익이 꾸준히 감소한데 이어 4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884억원의 순익을 낸 후 2분기와 3분기 각각 773억원과 645억원으로 뒷걸음질을 지속했고 급기야 4분기에는 11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8월부터 증시를 덮치기 시작한 ‘차이나 쇼크와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들이 잇따른 영향이다. 지난해 2분기 10조3000억원대로 치솟았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4분기 8조원대로 줄어들었다.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익 감소 여파도 컸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이후 국내외 주식시장 부진으로 위탁 및 금융상품 판매수익이 감소했고 시장변동성 확대에 따른 운용환경 악화, 환율 변동 등의 요인도 작용하면서 4분기에는 부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