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천문학적인 숫자의 손실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협력업체 매출과 고용감소까지 감안하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일정부분 끌어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삼성전자가 입을 기회손실을 3조원 중반으로 예상했다. 이미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에서 2조6000억원의 손실을 반영한 것을 비롯, 4조원에 가까운 손실이 반영돼 전체 손실 규모는 7조원으로 불어났다.
셈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 경제 입장에서도 계산이 복잡해졌다. 삼성전자의 갤노트7 단종은 당분간 한국의 수출 주력 상품에도 공백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 593조원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4%에 달했으며 정보기술(IT)모바일 비중은 8.6%로 집계됐다.
최근 12개월간 부품을 포함한 휴대폰 관련 수출은 267억달러로 이 가운데 완제품은 93억달러다. 휴대폰 완제품 수출 10~11조원 중 60%이상은 삼성전자 물량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갤노트7 판매 중단으로 삼성전자의 휴대폰 완제품 분기 수출이 30~40%씩 감소하고, 내년 1분기까지 감소세가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은행이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0.15~0.2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낮춘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한은이 제시한 2.8%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수출이 분기평균 0.69%포인트씩 증가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분기평균이 0.37%포인트, 올 상반기 평균이 -0.17%포인트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수출이 늘어나야 하는 셈이다.
이미선 연구원은 "최근 갤럭시 노트7 판매중단으로 올해 수출은 이미 한은의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달성하기 부담스러운 수준의) 0.69%포인트의 수출성장률을 적용해도 당초 전망한 수출규모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가 갤노트7을 대체할 제품을 당장 내놓기보다 신중을 기해 내년 2월경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2월까지는 노트7 단종에 따른 수출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미선 연구원은 "0.69%포인트의 분기 수출증가율을 적용할 경우 한은이 제시한 수출 전망치와 2조3000억~3조원 가량의 오차가 발생한다"며 이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0.15~0.20%포인트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부품을 납품하는 1~3차 협력업체 300여곳의 매출감소와 재고비용증가, 고용감소가 포함되지 않아 이를 반영한다면 감소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부품 공급망의 끝단에 있는 4~5차 영세 협력사들은 자금흐름의 여유가 없어 신속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하나금융투자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2월 이후 수출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3월까지는 추가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