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후 탈전원과 함께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나서면서 기대감에 들떴던 태양광주들이 대형 악재를 만났다.
미국이 태양광 산업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 발동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어서다.
◇ 미국 태양광에 세이프가드 발동하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주말 수입산 태양광 전지와 패널이 미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만장일치로 판정했다. 해외에서 수입된 값싼 태양광 전지와 패널 때문에 미국 내 관련 산업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내년 1월 12일까지 국가별, 제조 업체별 관세 부과 여부와 관세율, 적용기간 등 세이프가드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의 태양광 전지와 패널 수입액을 국가별로 보면 말레이시아가 36%로 가장 높고, 우리나라가 21%로 두 번째로 많았다. 베트남과 태국이 각각 9%, 중국이 8% 수준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업체들이 반덤핑 과세를 우회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 공장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고려하면 이번 무역분쟁은 결국 중국과 미국의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 세이프가드 발동시 수출 차질 불가피
미국이 ITC의 결정을 토대로 태양광 전지와 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 국내 태양광 업체의 수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부문에서 미국의 매출이 20%에 달하고,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도 간접 영향권에 있다. 실제로 한화케미칼은 25일 장중 한때 10%, OCI는 7% 넘게 급락하는 등 주가가 크게 밀리고 있다.
윤성노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미국의 태양광 모듈 수입 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 내년 미국 태양광 모듈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병화 연구원은 "미국 태양광 산업은 대부분 값싼 아시아 지역 패널을 수입해 설치와 유통하는 형태"라며 "태양광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산업을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상·하원 의원 69명은 지난달 ITC에 보낸 서한에서 외국산 태양광 전지에 대한 수입 규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