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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상장 1호' 플리토, SKT 출신 3인방 '돈방석'

  • 2019.07.24(수) 14:17

상장 이후 공모가 웃돌면서 상승세
이정수 대표 500억원대 주식부호로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 기업 플리토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타면서 창업자 이정수(37) 대표가 500억원에 달하는 주식 부호로 떠오르게 됐다.

이 대표와 함께 SK텔레콤 사내벤처 출신이자 플리토를 공동창업한 강동한(38), 김진구(40) 이사의 주식 가치 또한 적지 않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정수 플리토 대표이사(가운데)가 코스닥 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정수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진교 코스닥협회 상무.

전날(23일) 코스닥 시장에서 플리토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9% 오른 3만8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상장 첫날인 지난 17일 종가(2만7800원)보다 39% 가량 오른 금액이다. 공모가인 2만6000원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현재 회사 주식 132만주(25.5%)를 들고 있는 이정수 대표의 지분 가치는 510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강동한 이사(CTO)와 김진구 이사(CSO)의 지분 가치는 각각 85억원이다. 

이들 3인은 모두 SK텔레콤 출신이다. 이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SKT에 공채 입사했다. 당시 신입 사원 신분으로 사내벤처 프로그램 팀장을 맡아 번역 서비스 개발을 이끌었다. 

강 이사와 김 이사를 만나 의기투합한 것도 이 때다. 이들의 SKT 입사연도는 1~2년 정도 터울이 있어 제각각이다. 그러나 2011년에 세명이 나란히 SKT에서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 SK플래닛으로 이동하는 등 한몸처럼 움직인 것이 눈길을 끈다. 

이들이 언어 데이터 수집 및 판매 스타트업인 플리토를 창업한 것은 이듬해인 2012년. 당시 이 대표 나이는 서른살, 강 이사와 김 이사도 30대 초반 젊은 나이인데다 SKT에 입사한지 불과 3~6년차 밖에 안된 주니어 직원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이 만든 서비스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플리토는 집단지성 방식으로 제공하는 번역 서비스 플랫폼이다. 누군가 번역을 요청하면 다양한 번역가들이 참여해 번역을 해주고 요청자가 적절한 결과물을 고르는 방식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외국어 번역을 의뢰하고 또 이를 직접 번역시키는 방식으로 각국의 언어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한다. 현재 플리토는 173개국, 24개 언어로 서비스하며 이용자 수는 1030만명에 달한다.

비슷한 서비스로 네이버의 파파고와 구글 번역이 있다. 플리토는 소수의 전문 번역가 집단이 아닌 일반인 누구나 번역을 할 수 있다. 플리토는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아울러 언어데이터 저작권을 보유하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가 필요한 곳에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러한 사업 모델을 높이 평가한다. 키움증권은 플리토에 대해 "빅데이터를 보유하는 것을 넘어 상업화에 성공했다"라며 "전방 시장인 인공지능이 AI 스피커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증가로 미디어 기업들의 동영상 번역 서비스 등 수요가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가 플리토를 창업한 계기는 독특하다. 그는 쿠웨이트에서 태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미국 등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번역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에 SKT 입사 전에 번역 관련 기업을 창업하기도 했다.

플리토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연결 매출은 전년 22억원보다 11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이 회사는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높게 평가 받아 코스닥 시장에 특례 상장했다.

플리토는 사업모델 기반 특례상장 1호 기업이다. 이는 바이오 기업이 주축을 이루는 기술특례와 달리 사업모델 자체의 독창성과 혁신성을 보고 상장을 시켜주는 제도다.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A 이상 점수를 받으면 특례상장을 할 수 있다.

플리토가 일반공모로 끌어모은 자금은 383억원이다. 이 가운데 해외지사 설립 및 운영에 109억원을 투입하고 신규데이터 구축(85억원)과 연구개발비(63억원) 등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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