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네이버 라인, 日·美 상장..글로벌경쟁 실탄 확보 나선다

  • 2014.07.16(수) 13:42

도쿄거래소 청약 10조원 넘길 듯
왓츠앱·위챗과 마케팅 싸움 강화

 

"라인(Line)의 경쟁자 위챗(WeChat)은 한 해 마케팅 비용만 2000억원을 넘게 쓴다. 2014년에는 3000억원 규모로 늘린다는데, 그 정도면 라인의 모든(영업) 비용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발언이다.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수반된다는 뜻이다. 라인은 이 비용을 기업공개(IPO)를 통해 끌어 모으기로 했다. 첫 번째 IPO 시장은 라인의 태생지 일본이다.

 

이와 관련, 라인 지분 100%를 보유한 네이버 측은 16일 공시를 통해 "라인이 일본 및 미국시장에서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 일환으로 도쿄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쿄 찍고 뉴욕으로

 

라인의 상장 추진설은 지난해부터 흘러 나왔다. 물론 라인 측은 소문이 돌 때마다 "다양한 옵션중 하나일 뿐 정해진 것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라인은 최근 일본과 미국증시 상장을 전격 결정했다. 여기엔 오는 8월 뉴욕 증시에 상장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자극제 역할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알리바바는 이번 IPO로 역대 최대 규모인 200억달러(20조3000억) 이상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특히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 평가액을 당초 1170억달러(약 119조원)에서 1300억달러(약 132조원)로 10% 넘게 상향 조정했을 정도다.

 

라인이 봤을 때 최근 증시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 근거를 제시해준 셈이다.

 

우선 라인은 도쿄거래소 상장을 위해 노무라홀딩스를 IPO 주관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올 가을 무렵 도쿄거래소 상장 승인을 받으면, 11월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청약규모는 약 1조엔(10조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라인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또는 나스닥에도 연이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상장주관사에는 모건스탠리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격전지는 美..'마케팅자금 필요' 

 

라인은 일본과 미국증시 상장으로 자금을 모아 글로벌 경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은 IPO로 자금조달을 통해 글로벌 마케팅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뒤 "미국증시 상장에는 상징적인 부분도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기업인 알리바바가 뉴욕증시에 상장하듯, 한국 인터넷서비스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 상장시켜 위상을 높여보겠다는 측면도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도 "라인의 현금흐름이 나쁜 편은 아닌데 경쟁사 수익이 워낙 커, 그들과 자금경쟁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히 비용을 많이 쓴다고 경쟁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 쓸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인은 일본에서 서비스를 출발시켜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로 인기를 확산시켰다. 이후 스페인·멕시코 등 스페인어권에서 꾸준히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고 인도, 터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지역으로도 신규 가입자들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메시징 앱 서비스의 최대 격전지라 불리는 미국에서 선전 중이다.

 

 

◇라인 가입자 4.8억명..'상승세 유지해야'

 

현재 메세징 앱 시장에서 라인의 경쟁 상대는 왓츠앱과 위챗이다.

 

우선 왓츠앱은 북미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메시징 앱으로 손꼽힌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1위 기업인 페이스북에 의해 인수되면서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확보했다. 페이스북이 지불한 인수금액은 무려 190억달러. 이는 왓츠앱의 미래가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왓츠앱의 엑티브 유저(Active users·실제 사용자)는 현재 5억명 정도다. 반면 연 매출은 2800만달러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왓츠앱의 현재가치는 미미하겠지만 사용자가 조만간 10억∼20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래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위챗은 중국기업 텐센트가 운영중이다. 13억 중국인 시장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만큼 성장성은 뛰어나다. 게다가 중국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사가 들어가 대항하기 힘든 구조다. 결국 위챗은 13억 중국 시장은 기본으로 삼고 글로벌 진출을 통해 추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엑티브 유저는 3억9600만명 정도로 알려졌으며,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위챗도 미국 상륙을 위해 올 초부터 구글과 연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이들과 경쟁하고 있는 라인은 현재 가입자 4억8000만명을 돌파했다. 엑티브 유저는 약 2억명 정도로 경쟁사에 비해 낮다. 하지만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워낙 빠르다는 평가다.

 

2011년 6월 일본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6개월 만인 작년 11월 가입자 3억명을 돌파했고, 이후 5개월만에 올 4월 4억명을 넘어섰다. 이는 3억명 돌파에 5년 8개월이 걸린 페이스북보다 빠른 속도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왓츠앱 가입자수를 추월해 글로벌 톱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가 글로벌 상위권을 기록한 적은 있어도 서비스업체 사례는 매우 드물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