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이자 글로벌 모바일메신저 '라인' 운영사 라인(LINE)의 기업공개(IPO)가 올해에도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 외 글로벌 시장에서 라인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데다 매출 성장세도 최근 꺾이면서 IPO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라인의 글로벌 증시 상장 시기는 이르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라인이 작년에 이어 올해 IPO 계획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라인의 모회사 네이버는 지난해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증시에서 라인 IPO를 준비했으나 해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IPO를 올해까지로 한차례 미룬 바 있다. 올해 여름에나 상장시킨다는 계획이었으나 여의치 않자 내년 봄까지 IPO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라인측은 "회사가 IPO를 준비하고는 있으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이 현재 불안정하기 때문에 라인의 IPO 시기를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라인의 IPO 추진 계획은 2년 전부터 흘러 나오다 지난해 전격적으로 공식화됐다. 라인 지분 100%를 보유한 네이버는 상장설이 끊이지 않자 지난해 7월 조회공시를 통해 "일본 및 미국에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동경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 상장 여부와 시기 등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WSJ은 라인이 일본 외 글로벌 시장, 특히 시장 규모가 큰 미국에서의 성과가 신통치 않자 해외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집중하겠다며 상장 계획을 보류했다가 이마저 이번에 또 한차례 미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번 IPO를 포기하게 되면서 라인이 해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소개했다.
라인의 월간활동자수(MAU)는 2억1100만명이다. 이는 미국 페이스북의 지난해 190억달러에 인수한 메시지 '왓츠앱'(8억명)보다 낮은 수치다. 아울러 중국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6억명)에도 밀리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이 지난해 왓츠앱을 인수할 당시 라인이 IPO로 100억달러 이상을 조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라인은 모바일 게임과 스티커 등으로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할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 내놓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라인의 본거지 일본 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올해초 야심차게 내놓은 콜택시 서비스 '라인 택시' 등 신사업도 부진한 성과를 내는데다 기존 수익 모델인 모바일 광고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라인의 올 2분기 연결 매출은 278억엔(한화 26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억엔 가량 빠졌는데 라인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인은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스페인, 중남미 같은 시장에서는 수백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나 미국과 중국 같은 큰 시장에 진출하는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인의 글로벌 사업이 맥을 못추는데다 실적 성장세도 꺾인 것이 IPO 계획에도 차질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증시 상황이 불리하게 바뀐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라인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중국 알리바바그룹 주가는 IPO 이후 처음으로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라인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상장 시기를 늦춘 것은 아니다"라며 "라인의 구체적인 상장 시기 등에 대해 확정한 게 없기 때문에 시기를 늦췄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