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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인가제 논란]②통신3사, 노림수와 속내는

  • 2014.08.08(금) 15:16

SK텔레콤, 인가제 폐지로 점유율 50% 공고히
KT·LGU+, 인가제 유지로 점유율 쟁탈 노림수

요금인가제와 관련된 가장 민감한 이해관계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다.

 

SK텔레콤은 무선통신분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요금인가 대상이다. 이에 따라 요금인가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유선통신분야 요금인가 대상인 KT와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요금인가제가 유지되기를 희망한다.

 

물론 KT 시내전화는 점유율 87.5%(2013년 매출액 기준)에 달할 정도로 유선분야 지배력이 공고하다. 하지만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유선 대비 무선분야 시장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SK텔레콤을 견제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관으로 지난 6월12일 '통신요금규제 개선 로드맵 수립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 SKT "인가제 폐지는 시장활성화 기회"

 

SK텔레콤은 국내 무선통신 시장이 충분히 성숙된 만큼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0년 동안 SK텔레콤 50%, KT 30%, LG유플러스 20%로 시장점유율이 지속될 정도로 경쟁 상황이 충분히 성숙돼왔다는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이 같은 요금규제는 없으며, 규제 완화·폐지는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없애야 할 이유가 더 많다는 게 SK텔레콤이 내세우는 논리다.

 

고객 편익도 명분으로 내세운다.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면 이용자 후생도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통신사의 신규요금제 출시 기간이 단축돼 요금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SK텔레콤은 보고 있다. 요즘같은 분위기에 시장지배력을 악용, 약탈적 요금 등으로 시장을 교란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하성호 SK텔레콤 상무는 "요금인가제는 사업자간 서비스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변화된 시장환경, 이용자 편익을 위해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요금인가제 하에서 요금인하를 할 경우, 신고제로 운영된다곤 하지만 실제로는 요금인하 구간조정이나 형태변경 등에도 인가를 받게 돼 있어 사실상 신고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난 6월 열린 '통신요금규제 개선 로드맵 수립 토론회'에서 "요금경쟁을 못하게 했으니 물이 막히면 다른 곳으로 흐르듯 보조금 경쟁이 격화됐다"고 밝힌 뒤 "고착화 된 담합구조와 가격우산을 깨려면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없앨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KT·LGU+ "SKT, 요금인하 주도사례 없다"

 

KT와 LG유플러스의 생각은 정반대다. 시장점유율 5대3대2 구조가 10년 넘게 이어질 정도니, 지배사업자에 대한 견제는 아직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메릴린치(Merrill Lynch)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말 기준으로 OECD 34개 회원국중 28개국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42.9%로 나타났다. 이는 SK텔레콤의 같은 시기 시장점유율 50.3%에 비해 약 7.4%포인트 낮은 수치다.

 

OECD 회원국 대다수의 정부는 이동통신 경쟁 활성화 정책을 통해 1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40%대 초반으로 가져갔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선발주자의 지배적 시장구조를 견제하고 후발주자로 하여금 경쟁을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게 정부의 정책 방향인데, 만약 요금인가제가 폐지될 경우 우리나라는 1위 사업자의 점유율 50%가 더욱 공고해진다는 입장이다. 해외와 비교할 때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인데, 인가제 폐지로 이같은 판도를 굳혀줄 순 없다는 속내다.

 

김충성 KT 상무는 "요금인가제는 유일한 시장지배력 억제 장치"라면서 "지배력이 사업자와 이용자, 결합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는 상황에서 요금인가제 폐지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도 "SK텔레콤은 가입자 규모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경쟁을 왜곡시키고 있다"면서 "2007년 망내 50% 할인요금제, 2013년 망내 무료요금제 등으로 자사 가입자를 락인(Lock-in)하는 약탈적 요금제만 내놨을 뿐 스스로 요금을 인하한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전면 허용, 국내 최초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 도입 등 요금인하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후발사업자가 요금경쟁을 주도해야 시장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를 대표하는 김홍철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도 "알뜰폰 사업이 좀 더 활성화 되고 단말기유통법이 정착된 후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가 논의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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