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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은 칩 빼려는 삼성, 모바일칩 자신감?

  • 2015.01.22(목) 17:53

'발열 논란' 명분삼아 퀄컴칩 배제설 확산
적자 비메모리 부문 사업 강화 계기될 듯

삼성전자가 차세대 전략폰 '갤럭시S6'에 퀄컴칩 대신 자사칩을 탑재할 것이란 루머가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전략폰에 퀄컴칩을 사용하면서 퀄컴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삼성전자가 주요 부품 공급처를 배제하겠다는 의미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두뇌'격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에 자신이 붙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자사칩인 '엑시노스'를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퀄컴의 최신칩 '스냅드래곤 810' 테스트 과정에서 발열 문제가 발생해 이 같은 결정을 하기로 했다.

 

실제로 스냅드래곤 810은 특정 전압에 도달하면 발열이 급증하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전력 관리 시스템의 오류나 설계상 문제로 예상보다 전력을 많이 소모해 과부하가 걸려 발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퀄컴측은 초기 모델에선 대부분 그러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현재는 발열 문제를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퀄컴칩 발열 논란에 대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LG전자는 22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스냅드래곤 810'을 탑재한 전략폰 'G플렉스2'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우람찬 MC사업본부 MC상품기획 상무는 "제품을 석달간 테스트해본 결과 굉장히 만족스러웠다"라며 "열이 거의 안나고 기존에 나온 제품들에 비해서도 더 안나 왜 발열 문제가 있을까 생각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중국 샤오미도 최신 전략폰에 스냅드래곤 810을 탑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블룸버그 보도에 대해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루머가 돌 때마다 "사실 무근"이라며 적극적으로 부인하던 것과는 다른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라 실제로 삼성전자가 퀄컴칩 대신 자사칩을 탑재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루머를 허황된 얘기로 치부하기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개발력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고 있어, 이제는 자체 부품을 전략폰에 넣을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퀄컴칩과 함께 엑시노스를 갤럭시 모델 일부에 적용해 왔다.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등 대표 모델에는 퀄컴칩을 탑재하고 신흥 지역에 내놓는 그외 모델에는 엑시노스를 탑재하는 방식이다. 일부 모델에는 퀄컴칩과 엑시노스를 병행해 넣기도 했다. 퀄컴칩과 자사칩을 모델에 따라 차별적으로 탑재하는 것은 아직 삼성전자 자체 개발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퀄컴에 비교할 수 없을만큼 낮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집계한 지난해 모바일 AP 제조사 매출 기준 순위에 따르면 퀄컴은 40.1%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뒤를 이어 대만 미디어텍(8.5%), 삼성전자(6.6%), 미국 브로드컴(6.5%), 애플(4.8%) 순이다. 메릴린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AP 부문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은 연간 920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주력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9조6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과 비교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모바일칩 기술력이 퀄컴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탈(脫) 퀄컴'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14나노미터(㎚ㆍ1㎚=10억분의 1m) 핀펫(FinFETㆍ3차원 입체구조 칩 설계 및 공정 기술)을 처음 적용한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분기마다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해온 비메모리 사업부는 내년에 흑자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가 스냅드래곤의 발열 문제를 지적하면서 자사칩을 탑재하려는 것은 오랜 부품 공급사이자 협력사인 퀄컴를 배제하기 위한 명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를 계기로 모바일칩 사업을 확대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전략폰에 자체 칩을 넣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 퀄컴만큼 기술력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삼성칩을 탑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자체칩을 탑재함으로써 모바일칩 시장에서 엑시노스의 존재감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유악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출하 예정인 엑시노스7420 은 경쟁 제품인 스냅드래곤810 대비 성능과 전력소모 등이 모두 우수해 이를 바탕으로 한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라며 "엑시노스 7420 은 64비트 옥타코어와 14나노 핀펫 공정이 적용돼 성능이 뛰어나 1분기 본격 출하되며 갤럭시S6 내 점유율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퀄컵칩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보통 스마트폰 제조사는 다양한 부품 업체로부터 공급을 받으면서 부품 공급 리스크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6 초기 생산 모델에 엑시노스가 우선 탑재되고 추가 물량에는 스냅드래곤 810이 들어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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