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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완전자급제]①통신요금 논란 끝판왕

  • 2017.06.28(수) 17:24

대리점 병행하던 휴대폰 판매·개통 완전 분리
통신사 급관심…고비용 유통구조 해결책 부상

정부가 통신비 절감 대책을 내놓았으나 통신 요금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가계 통신비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시장의 근본 구조에 손을 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급부상한 대안이 단말기 완전자급제다. 이 제도가 무엇인지, 왜 관심을 받는지, 장단점은 뭔지를 진단한다. [편집자]

 


최근 이동통신요금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기본료 폐지 여부를 둘러싸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통신3사간 마찰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국정위는 기본료 폐지는 보류하고 대신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하는 등 대안을 시행하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이에 순응하지 않고 있다. 미래부를 통해 정식 정책지침이 내려오면 곧바로 통신업계 단체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를 통해 소송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법률자문은 김앤장 등에서 맡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에선 단말기 자급제 수단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의 휴대폰 유통구조를 혁신하는 제도여서 실제 실행까지 가기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 통신사, 휴대폰 판매서 손뗀다?

 

현재 대부분 소비자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휴대폰 구입과 통신개통을 같이 한다. 즉 통신사가 휴대폰 판매부터 이동통신 가입까지 같이 하는 유통구조다.

 

반면 단말기 자급제란 휴대폰 판매는 제조사가, 통신서비스 가입·개통은 통신사가 각각 전담하는 것을 말한다. 전자상가에서 노트북을 사고 인터넷 서비스는 통신사를 통해 따로 가입해 사용하듯 휴대폰 구매와 통신 가입·개통을 분리하는 것이다.


자급제는 현재도 시행하고 있다. 구글의 넥서스, 소니의 엑스페리아 등 주로 외산폰이 자급제로 판매된다. 즉 구글 및 소니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언락폰(공기계)을 구매한 다음 통신사 대리점에서 유심칩(가입자식별모듈칩)을 꽂아 서비스를 개통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아마존 등 해외 쇼핑몰에서 휴대폰을 직구(직접구매)한 다음 이같은 절차를 거쳐 사용할 수 있다.

 

국내 통신사들도 자급제 이용자를 위한 통신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2년에 자급제 관련 할인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다만 자급제로 이용 가능한 휴대폰 기종이 몇개 없고 절차가 번거롭다는 인식이 있어 널리 쓰이진 않고 있다. 통신 업계에선 현재 5% 정도가 자급제 방식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검토되는 것은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자급제를 전면 확대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통신사 대리점에서 병행하던 휴대폰 판매와 통신 가입·개통이 엄격히 분리된다. 즉 통신사들이 휴대폰 판매 과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

 

 

당장 이용자 입장에선 휴대폰 구매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우선 휴대폰을 전자제품 양판점이나 이마트 등 유통점에서만 살 수 있다. 통신사 대리점에선 못 산다. 여기선 통신 서비스 개통만 가능하다. 이용자는 휴대폰을 구매하고 대리점을 찾아가 유심칩을 구매해 꽂아야 한다. 기존 통신사를 유지하려면 새 휴대폰에 유심칩만 갈아 끼우면 된다.

 

아울러 제조사가 제시하는 단말기값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고가의 신형폰을 구매할 때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국내 이용자들은 신형 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로 인해 출고가 100만원에 가까운 프리미엄폰이 나오더라도 가격 조건을 크게 따지지 않고 구매하는 경향이 높다.


이는 통신사가 제시하는 24개월 혹은 36개월 장기 약정 할인 요금제를 통해 기기값 부담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싼 폰을 당장 싼 값에 쓸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통신사가 약정을 통해 제공하는 단말기 보조금 혜택이 없어질 수 있다. 이용자로서는 오히려 가계 통신비 부담이 늘었다고 느껴질 것이다. 
 
◇ 기본료 폐지 불발 '나비효과'
 
완전 자급제는 지금의 통신사 중심인 폐쇄적인 휴대폰 유통 구조를 제조사나 양판점 등으로 개방하자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유통 경쟁을 촉진하고 통신사들이 휴대폰과 서비스를 묶어 팔면서 발생하는 불분명한 가격 구조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용자는 휴대폰을 구매할 때 통신사가 붙이는 약정 계약이나 위약금 등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격 구조가 투명해진다는 점에서 지금의 휴대폰 유통 구조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완전 자급제는 지난 2015년 더불어민주당이 가계통신비 인하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당시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통신 기본료 폐지가 불발되고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통신비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언급하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이 나온 이후 통신사들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 커지면서 그동안 미온적 태도를 보이던 통신사들이 완전 자급제카드를 만지작하고 있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9일 최태원 SK 회장이 주재한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통신요금 인하는 통신사들도 나서야 하지만 단말기 제조사들도 해야 하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동참해야 한다”며 “단말기 유통 분리 등의 고민을 통해 (과도한 보조금 지급 구조로 인한) 통신사업자의 비즈니스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 같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SK텔레콤이 완전 자급제를 검토한다는 내용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박 사장이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완전 자급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사들은 유통망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통신 3사가 대리점이나 판매점 등 유통점에 마케팅 수수료라는 항목으로 뿌리는 영업비용은 연간 수조원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보통 마케팅수수료와 광고선전비를 하나로 묶어 마케팅비용 항목으로 집계한다. 지난해 통신 3사의 마케팅비용은 7조6187억원이다. 전년(7조8669억원)보다 2500억원 가량 줄긴 했으나 7조원대 이상의 엄청난 규모이다. 각 통신업체의 연간 영업수익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4%에 이를 정도로 적지 않다.


통신사마다 영업비용 집계 방식의 차이가 있으나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고객 모집과 유지 실적에 따라 지급수수료란 항목으로 판매점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지급수수료 비용은 마케팅비용(2조9530억원)보다 1조7000억원이나 많은 4조7166억원에 달한다. 이를 감안하면 다른 통신사들도 실제 영업비용으로 부담하는 마케팅 비용이 훌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가 지금의 휴대폰 유통 구조를 개선하면 통신비를 인하할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 완전 자급제 논의에 탄력을 붙게 하고 있다. 통신사가 제조사 대신 단말기를 팔아줄 필요 없이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고 지금과 같은 차별적인 불법 보조금 경쟁도 사라질 수 있어서다.

 

아울러 제조사는 제조사끼리 휴대폰 기기 할인 경쟁을 하게 되고 고가의 프리미엄폰뿐만 아니라 중저가 기기나 중고폰 유통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부 통신사는 지금의 '고비용· 비효율' 지적을 받고 있는 단말기 유통 시장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완전 자급제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완전 자급제를 콕 집어 말하지는 않았겠으나 정부 대책이 나온 이후 통신사 사이에서 다양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논의되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문닫게 될 전국 2만5000개 유통망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통 업체들의 주 수익원은 통신사 및 제조사들이 지급하는 수수료인데 통신사 수수료를 중단하면 당장 상당수 판매점이 폐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완전 자급제를 도입하면 기존 유통망이 붕괴될 수 있다"라며 "판매점 가운데에는 중소기업 수준의 대형 업체도 있는 반면 영세한 곳도 많아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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