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스토리
  • 검색

통신사, '원가 공개' 후폭풍 걱정에 노심초사

  • 2018.04.12(목) 16:35

대법원 "이동통신 2·3G 원가공개" 판결
통신업계, LTE 공개·요금인하 압박 우려

이동통신사의 2·3세대 서비스 요금 산정과 관련한 원가 정보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2011년 '이통 3사가 책정한 요금 거품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낸 지 7년만이다. 
 
판결에 따라 과거 2·3세대는 물론 지금의 4세대 LTE 서비스의 원가공개와 함께 요금인하 압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민간기업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자료가 노출된다는 점에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 소송 7년만에 대법원 '원가 공개' 판결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2일 참여연대가 통신 정책 주무부처였던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통신요금 원가 산정 근거자료 일부를 공개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2011년 5월 이통사들이 책정한 통신요금이 지나치게 높다며 요금원가와 요금 산정관련 자료, 요금인하 논의와 관련한 회의록 등을 공개하라고 미래창조과학부의 전신 방송통신위원회에 청구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통신사들의 '영업기밀'을 이유로 거절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부는 이통사의 영업, 요금 관련 자료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이동통신 요금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관련 자료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공개 대상이 된 이동통신 영업보고서와 이동통신 요금신고·인가 관련 자료에 대해 정보공개법 등 관련법률 절차에 따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공개할 자료는 통신비 원가 산정을 위한 사업비용과 투자보수 산정 근거자료 가운데 영업보고서,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영업통계 등이다. 공개 대상 시기는 2005년부터 2011년 5월까지로 2·3세대 서비스 기간으로 제한을 뒀다. 과기정통부는 2005년부터 2011년 5월5일까지의 이통사 영업보고서(2010 회계연도까지)와 신고·인가신청서, 관련 서류들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에선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자료가 노출된다는 점에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공공기업도 아니고 민간기업의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자료가 보호받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 통신사, 원가보상률 공개에 민감

 
통신업계는 영업통계에 포함된 원가보상률이 공개된다는 점에 대해 불만스럽다는 반응이다. 원가보상률이란 통신으로 벌어들인 영업수익을 총괄 원가로 나눈 값이다. 사업자가 얼마나 이익을 남기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100%를 넘으면 투자대비 수익이 남아 요금을 내릴 수 있는 상태이고 100% 아래면 요금 인하 여력이 작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시민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자료를 받아 이통 3사의 2016년 원가보상률을 공개한 바 있는데 3개사 모두 100%를 넘은 바 있다. 녹소연은 이를 근거로 "통신 3사 모두 요금인하 여력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대법원의 원가공개 판결은 시민단체의 요금인하 압박의 디딤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신업계에선 특정 시점의 원가보상률을 근거로 요금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서비스는 세대별로 초기에 막대한 망구축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초반에는 원가보상률이 낮다가 망구축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높아지는 구조다. 때문에 망 구축이 끝난 통신서비스의 원가보상률은 100%를 넘을 수 밖에 없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원가보상률은 수도나 전기 등 공공요금 산정때 이용되는 기준"이라며 "공공기업에나 적용하는 척도를 근거로 민간 사업자들의 수익성이나 통신요금 적정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될 원가 자료는 2005~2011년 서비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4세대 LTE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2·3세대 통신서비스에 대한 정보공개가 허락됐기 때문에 LTE에 대해서도 원가공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정치권에서도 LTE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이번에 대법 판결로 정보 공개가 예상되는 자료는 대단히 제한적"이라면서 "원가공개 대상에는 4G LTE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세대별 원가보상률이 공개된다면 시민단체들의 통신비 인하 요구로 이어지게 된다"며 "원가공개와 요금인하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