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영업이익이 1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보다 2조원 불어난 성적이다. 다만 시장의 경쟁 심화 여파로 작년 4분기 성적은 다소 부진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하반기에 전략폰 '갤럭시노트8'을 내놓았으나 경쟁작인 애플의 신형 아이폰 공세에 밀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뒷걸음질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9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7년 4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6조원, 15조1000억원이다. 매출은 전분기(62조500억원)에 비해 6.37% 늘었고 전년동기(53조3300억원)에 비해선 무려 13조원 가량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4조5300억원)보다 3.92% 늘었으며 전년동기(9조2200억원)에 비해서도 6조원 증가했다. 반도체 시장 호황이 이어지면서 관련 사업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15조원대의 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이 같은 성적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 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66조7276억원, 15조8675억원이다.
삼성전자는 투자자 편의를 돕기 위해 지난 2009년 7월부터 분기 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고 있으나 잠정 실적을 내놓을 때 각 사업별 성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IM(정보기술·모바일) 부문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대략 2조6000억원. 이는 전년동기(2조51000원)보다 소폭 늘어난 것이나 3조원 이상을 달성했던 전분기(3조2900억원)에 비해선 부진한 성과다.
IM 부문의 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에 4조6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6년 2분기(4조3200억원) 이후 4분기만에 모처럼 4조원대를 회복했으나 이후 매분기 감소하면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작년 4분기 IM 부문의 매출 추정치 역시 전분기(27조7000억원)보다 1조원 가량 줄어든 26조8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역시 작년 2분기를 정점으로 2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으로 보면 IM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2조3000억원으로 전년(10조8100억원)보다 2조원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추정치는 108조원으로 역시 전년(100조3000억원)에 비해 8조원 가량 늘어났다.
IM 부문의 성적이 연간으론 전년보다 개선됐으나 분기로는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한 것은 하반기 들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태 이후 안정성을 최대한 끌어올린 후속작 갤럭시노트8을 작년 하반기 야심차게 내놓았다. 이 기간 애플도 신형 아이폰으로 맞불을 놓은데다 LG전자도 전략폰 V30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폰 시장의 경쟁이 격화됐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갤노트8 출시에도 불구하고 전분기보다 감소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이 추정한 작년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8000만대로 전분기(8200만대)보다 200만대 가량 줄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한데다 신형폰 출시에 따른 글로벌 마케팅 활동과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의 원가가 상승하면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춤했던 분기 성적은 올 들어 반등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이 추정한 올 1분기 IM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조2000억원, 2조95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준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A8과 A8플러스(+)를 각각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실용적인 기능을 겸비하면서 고가폰 못지 않은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갤럭시폰 최초로 전면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해 고화질의 셀피 촬영이 가능한 것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8에 이어 올 상반기에 전략폰 갤럭시S9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