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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빅스비·애플 시리' 개발자와 특별한 오찬

  • 2018.11.20(화) 17:56

아담 샤이어 삼성전자 상무, 점심 이벤트
AI 전문가 되려면…"열정·느낌, 몰입하라"

▲ 아담 샤이어 삼성전자 상무가 20일 열린 '삼성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옷에 붙은 테이프가 넥타이로 변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런치 위드 아담' 이벤트 참석자로 선정되셨습니다."

 

기자는 아담 샤이어(Adam Cheyer) 삼성전자 상무와의 점심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소식을 지난 16일 문자 메시지로 접했습니다. 그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인수한 인공지능(AI) 플랫폼 '비브랩스'의 공동 창업자인데요. 애플이 2010년 인수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시리'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인공지능 분야에 지난 1993년부터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25년에 달하는 경력도 놀랍지만, 실제 성과 면에서도 세계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오늘(20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삼성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점심 이벤트에 앞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로 개발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사실 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한 바 있습니다. 

 

▲ 아담 샤이어 삼성전자 상무(가운데)가 20일 '삼성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빅스비를 활용한 카드 마술을 보여주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빅스비가 사람이 고른 카드를 맞히는 '쇼'를 보여주고, 자신의 옷에 붙인 테이프가 넥타이로 바뀌는 '마술'을 보여줬습니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테이프와 같이 있어도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는 것으로 보여도 마법과 같은 놀라운 일을 벌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였습니다. 


그가 기조연설에서 말한 주요 내용을 퍼포먼스로 요약해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인공지능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기회가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1998년에 구글이 검색엔진을 내놨을 때 다른 검색엔진이 몇 개 있었는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구글은 무려 14번째 검색엔진이었다고 합니다. 후발주자죠. 그런데 구글은 세계를 제패했습니다. 국내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죠. 네이버는 야후와 다음보다 후발주자였는데 현재는 1위죠. 다양한 사업자들이 AI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초기 시장이므로 지금이 기회라는 것입니다.

 

그 여정을 글로벌 사업자 삼성전자와 함께하자는 것이고요.

 

그는 "벌써 미국 가정의 50%가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 삼성 빅스비 등) 인텔리전스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고, 특히 젊은 층이 그것을 더 빨리 채택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서비스는 앞으로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필수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그는 자신과 점심을 함께 먹는 특별 이벤트에 당첨된 사람들에게는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참고로 점심 이벤트에 참석한 사람은 주최측 제외 15명 정도였습니다.

 

그는 웹브라우저도 생소하던 1993년부터 음성으로 동작하는 인공지능 비서를 생각했고 개발에 나섰다고 합니다. 한동안 지지부진한 발전을 거듭하던 인공지능 분야는 최근 들어 비약적 성장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담이 오늘 자신 아들과 함께 차를 몰고 가다가 "신기한 걸 보여주겠다"며 핸들에서 두 팔을 들었는데 차량이 알아서 주행하며 코너링까지 성공했다는데요. 이 기술은 오늘부터 가능해졌다고 하더군요. 말 그대로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 아담 샤이어 삼성전자 상무(왼쪽에서 두번째)가 20일 열린 그와의 점심 이벤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이처럼 예상치 못한 미래가 매우 빠르게 열리고 있으므로 빨리 시장에 진입해 선점해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다만, 인공지능이 아직은 사람의 능력을 훌쩍 뛰어넘어 두려워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담은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를 100대 0으로 이기는 버전이 나왔으나, 아직은 3살짜리 아이와 같은 모습은 아닙니다"라고 했습니다.

 

인공지능은 바둑판 위에서 인간 최고수를 이기지만, 어린 아이처럼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아는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력이 뛰어난 수준은 아니라는 겁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언젠가 화성에 인간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서 벌써부터 화성의 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환경 문제를 걱정하는 것과 같다"고 일축했습니다.

 

이밖에도 아담은 인공지능과 관련한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는데, 그가 가장 열정적으로 대답한 것은 한 중학생의 질문이었습니다.

 

"당신을 만나게 돼 정말 영광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다들 직장인이시고 전문가들이시라 저같은 중학생이 질문하는 게 죄송합니다만, 저는 이게 궁금합니다. 당신처럼 인공지능 전문가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아담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열정을 추구하세요. 느낌이 오는 것에 열정을 쏟고, 호기심을 가지고, 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야라도 느낌이 오는 분야에 몰입하세요. 아울러 자신의 아이디어를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기억에 남는 존재가 되도록 하세요."

 

 

그는 이런 조언을 하면서 자신도 어린 시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모든 과목의 학점을 A로 받는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특정 분야에 몰입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며 선생님의 기억에 남는 학생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런 열정이 지금까지 경력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그에게도 인공지능 분야는 본업이 아니었고, 업무중에 몰래하는 '딴짓'이었다고 합니다. 느낌이 오고 호기심이 생기는 분야여서 열정을 쏟았던 딴짓이 본업이 됐다는 겁니다.

 

아담은 이와 함께 이야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타인에게 잘 전달할 수 있다면, 도와주는 사람이 생긴다는 얘기입니다.

 

그의 조언이 어떤가요?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는 아직은 사람이 물어보면 답하고 실행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사람이 묻기도 전에 답을 내놓고 때로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컨대 빅스비를 불러 '호텔을 예약해줘'라고 말하면 현재는 호텔을 예약해주는 정도의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숙박비가 비싸다며 예약을 취소한 고객에게 숙박비가 저렴해졌을 때가 되면 알려주는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한두 곳으로 압축될 겁니다. 검색은 구글, 쇼핑은 아마존인 것처럼요. 그리고 스마트폰이 만든 플랫폼에서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가 플랫폼 속의 플랫폼이 되는 형태로 새로운 기회도 많이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기업이 이런 자리를 차지할까요?

 

여러분은 느낌이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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