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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졸업·입학 특수'…코로나19로 움츠러든 스마트폰 시장

  • 2020.03.05(목) 16:56

신제품 출시 불구 번호이동 증가 미미
고객체험 늘리고 대리점·협력사 지원책 마련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면서 외출을 꺼리고 소비 심리도 침체됨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이 움츠러들었다. 특히 매년 2·3월은 졸업·입학식이 몰려 있는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업계 전반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에 제조사와 이동통신3사들은 고객들과 대리점주들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43만9606건으로 전월 43만8707보다 900건가량 늘었다. 번호이동수는 이동통신 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소폭의 증가는 알뜰폰(MVNO)이 이끌었다. 같은 기간 알뜰폰 번호이동 건수는 9만6955건으로 전월 대비 21.9%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번호이동 건수는 13만7991건으로 전월 대비 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는 9만5868건, LG유플러스는 9만6955건으로 각각 1.5%, 4.7% 줄었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이 공개된 것을 고려하면 이는 다소 부진한 수준이다. 갤럭시S20은 지난달 27일 개통을 시작했지만 개통량은 7만800대로 추산됐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10의 첫날 개통량이 14만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떨어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한 여파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매년 2~3월은 학교 졸업·입학 시즌으로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가장 많은 성수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뿐 아니라 대학교 개강이 연기되면서 신학기 특수가 힘을 잃었다.

매년 신제품 발표 시기에 연출되던 '파티' 분위기도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주요 인구 밀집 지역에 체험존인 '갤럭시 스튜디오'를 설치하거나, 전국 주요 도시에서 브랜드 팬을 수백명씩 초청해 '갤럭시 팬파티'를 열었다. 하지만 올해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대폭 축소하고 갤럭시 팬파티 등 오프라인 행사는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해 갤럭시S10 발매 당시 삼성전자가 진행했던 갤럭시 팬파티 현장. [사진=삼성전자]

이동통신사 역시 매년 신규 단말기 출시일에 맞춰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지만 올해는 진행하지 않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행사 자체를 취소했고 KT만 BJ '엔조이커플'과 유튜브 생중계 행사를 실시했을 뿐이다.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10 출시 당시 SK텔레콤은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행사를 열고 김연아 선수와 배우 홍종현을 초청했으며, KT는 노보텔 앰버서더 동대문에서 가수 강다니엘과 고객 초청 파티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대리점 지원을 확대하는 등 가라앉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직접 갤럭시S20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5시간 동안 빌려주는 '갤럭시 투고' 서비스를 지난해 7개점에서 올해 55개점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조만간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배달해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딜리버리' 서비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갤럭시S20 시리즈의 사전 예약 판매 기간을 기존 1주일에서 2주일 연장하기도 했다.

이동통신사들은 갤럭시S20 예약 고객 대상 배송 서비스를 확대 진행한 바 있다. SK텔레콤의 '오늘도착' 서비스는 T월드 다이렉트에서 예약 가입한 후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신청하면 전문 상담사가 찾아와 갤럭시S20을 개통해주는 서비스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여기오지', '프리미엄 오늘 배송' 등 유사한 서비스를 내놨다.

이통3사, 대리점·협력사 지원 총력

특히 이동통신 3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망·네트워크 협력사 등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위해 상생 방안을 내놓으며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SK텔레콤은 총 1130억원 규모의 종합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판매 감소로 유동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 750여개 대리점에 이달말 지급 예정 인센티브 중 일부인 350억원을 지난 4일 조기 지급했다.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구비할 수 있도록 운영비 40억원도 추가 지원한다. 피해가 가장 큰 대구∙경북 지역 소재 대리점에는 휴대폰 매입대금 결제 기한을 1개월 연장(400억 규모) 해주고, 매장 운영비 10억원을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140여개 외부 네트워크 협력업체에도 이달 내 6월까지 공사 대금의 일부인 230억원을 조기지급하고 중소 협력사들에게도 내달 받게 될 용역대금 약 100억원을 이달 지급할 예정이다.

KT는 전국 유통망과 협력사를 위해 총 1040억원의 지원 방안을 시행 중이다. 전국 1400여곳의 대리점에 월세 및 영업 정책 지원금 50억원과 정책지원금 80억원 등 총 130억원을 지원한다.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 방역키트, 마스크, 소독제 등 방역용품도 지원한다.

또 대리점의 휴대폰 매입 대금 약 241억원에 대한 결제 기한을 연장하고 약 150억원을 대리점 운영자금 목적으로 지원한다.

중소 협력업체들을 위해서는 이달 지급 예정인 공사대금 360억원, 물자대금 80억원의 총 440억원을 앞당겨 지급한다. 또 지난 2017년 조성한 1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활용해 협력사들의 대출이자 감면도 지원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85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긴급 마련했다. 지난 2월말 대구·경북 지역 비롯 전국 2000개 대리점 매장에 지원한 운영자금을 25억원에서 34억원으로 늘린다. 14억원 상당의 마스크 세정제 등 방역 물품도 지원한다.

중소 협력사를 위해 현재 운용 중인 동반성장펀드 규모는 250억원 늘려 동반성장재원을 총 1050억원으로 확대 운영한다.

지난 2일에는 개인 휴대폰으로 업무를 병행하면서 상담과 환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의료진을 위해 휴대폰 100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휴대폰 단말과 이용요금은 모두 LG유플러스가 부담한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현장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다각도로 고민했다"며 "이번 지원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외부 파트너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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