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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의 결단, '승리를 위한 현질' 방식 손본다

  • 2021.09.30(목) 17:21

핵심 사업모델 '페이투윈' 과금방식 대폭 축소
기존 리니지와 신작 W에 '아인하사드' 빼기로

과도한 과금 유도로 이용자들의 불만을 받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신작 '리니지W'를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간판작 리니지 시리즈의 핵심 수익 모델인 이른바 '페이투윈(Pay to Win)' 과금 방식을 손보고 이용자가 현금을 많이 투입하건 적게 하건 상관없이 게임의 재미를 느끼게 하겠다며 체질 개선을 약속했다. 

앞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회사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전면적인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첫번째 결단이기도 하다. 

올 들어 '트릭스터M'을 비롯해 '블레이드앤소울2'의 연이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엔씨소프트가 과금 체제 개편과 신작 리니지W 출시를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열린 리니지W 쇼케이스에서 이성구 엔씨소프트 리니지W 그룹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쇼케이스 화면 캡처

BM 대폭 축소…"아인하사드의 축복 도입 안해"

엔씨소프트는 30일 리니지W 신작 발표회에서 이 같은 사업 방향성을 소개했다. 회사는 리니지 시리즈의 핵심 사업 모델이자 대표적인 페이투윈 방식인 '아인하사드 시스템'을 빼기로 했다. 기존 리니지M과 2M에서 들어낼 뿐만 아니라 신작 리니지W에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아인하사드 시스템이란 일종의 '만능 아이템'이다. 이를 적용하면 게임에서 다른 플레이어나 인공지능(AI) 캐릭터를 이길 때 혹은 특정 미션을 달성할 때 더 많은 능력치 등을 얻을 수 있다. 현금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게임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혜택을 현금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Pay to Win'이라 불린다. 

아인하사드는 기존 리니지 시리즈의 주요한 사업 모델이다.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리니지 시리즈 다음으로 나온 블레이드앤소울2 등도 이러한 과금 모델이 적용되면서 이용자 반발을 일으키게 만들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개편으로 아인하사드를 현금이 아닌 게임 내 재화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관련 유료 상품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성구 엔씨소프트 그룹장은 "아인하사드 시스템과 월정액 상품은 라이트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역차별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라며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아인하사드와 유사한 시스템 또는 이에 준하는 어떤 콘텐츠도 내놓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엔씨소프트가 과금 모델을 손보게 된 것은 그만큼 위기감이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앞서 김택진 대표는 지난 17일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엔씨를 둘러싼 외부 반응이 냉담하다"면서 "게임은 물론 엔씨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엔씨를 비판하는 모든 분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들리지 않는 소리까지 공감하는 자세로 듣고 또 듣겠다"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겠다"며 변화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근본의 리니지'로 돌아가 글로벌 공략

엔씨소프트는 이날 신작 리니지W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 게임은 회사가 4년간 공을 들여 개발한 것이다. 

우선 엔씨는 리니지W를 '글로벌 원빌드'로 여러 국가 이용자들이 하나의 서버에 모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게임 내 실시간 인공지능 번역 기능도 제공키로 했다. 

서비스 지역은 일차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과 일본, 러시아, 중동 지역 등 총 13개국이다. 향후 북미와 유럽, 남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공략 방법으로 '리니지 근본으로의 회귀'를 택했다. 이기기 위해서는 돈을 쓸 수밖에 없는 현재의 리니지 구조 대신 과금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이용자들이 동일한 성장과 아이템 획득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초창기 리니지 구조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성구 그룹장은 "리니지W를 준비하면서 더욱 깊게 고민하고 파고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24년 전 리니지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의 그 모습, 바로 '리니지 근본으로의 회귀'였다"고 말했다.

그는 "24년간 축적된 모든 기술력과 서비스 노하우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위에 존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그때 그 시절 '근본의 리니지'가 주었던 즐거움에 대한 기억"이라며 "그것이야말로 리니지W가 글로벌이라는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임을 항상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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