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엔터테인먼트 부문 자회사에 226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 자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자금을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투자를 통해 해당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3일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이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7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오는 19일 400억원, 10월19일 300억원 규모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브레인이 수익을 내는 곳이 아니지만 AI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언어와 이미지 생성 모델을 고도화하려면 더 많은 양의 클라우드, GPU(그래픽처리장치), 데이터 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카카오는 초거대 AI 역량 강화를 위해 카카오브레인을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초거대 AI 모델 구축과 함께 AI 기술을 활용한 버티컬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 시점이 연속적이지 않은 점에 대해선 "내부적 투자 계획상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 때문은 아니다"라며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맞춰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1000억원 규모 자금을 대여할 계획이라고도 공시했다. 만기는 1년이며, 이자율은 연 7.36%(3개월마다 적용금리 변동)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이 회사에 대여한 총잔액은 2000억원이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유증 참여가 아니라 대여 방식으로 투자하는 배경은 법인이 증자보단 차입을 원하는 니즈에 따른 것"이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조직재편을 진행했고, 수익을 내지 못하는 법인인 점도 맞지만 카카오 공동체 전반으로 사업 조정을 통해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향성의 일환으로 이번 결정이 이뤄졌다"고 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초거대 AI 모델, 고성능컴퓨팅(HPC) 등 고성능·고집적 IT 환경이 필요한 기업·기관에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과 함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곳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서울아레나'가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56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아레나에 대한 총 출자액은 1000억원이 됐다.
회사 관계자는 "서울아레나는 카카오가 국내 최고 수준의 케이팝 공연장을 운영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라며 "공연장 착공을 추진하기 위해 목표 시점인 올 11월에 앞서 투자하는 것이고, 앞으로 추가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서울 도봉구 창동에 설립 예정인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를 활용해 국내 공연 문화 생태계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업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도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