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관심사 기반 SNS '밴드'가 프로필, 스토리 등 인스타그램에 흔히 보이는 '정통 SNS' 기능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SNS 사용자가 원하는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 대비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네이버 밴드가 확 바뀐다
네이버 밴드는 프로필 디자인을 새롭게 개선하고, '좋아요'와 댓글까지 남길 수 있도록 하는 등 기능 전반을 고도화했다고 13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사용자가 가입한 밴드의 주제 관련 공통의 관심사는 물론, 밴드에 참여한 멤버들의 개별 프로필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해 프로필 기능을 개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임 주제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통하던 기존 밴드의 사용성과 방향성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프로필 기능을 통해 가족, 여행, 반려동물 등 다양한 일상을 기록할 수 있게 하는 등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성격을 강화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네이버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포토카드 형태로 디자인을 개선하고 △프로필 사진 히스토리 누적 기능 △좋아요, 댓글 등 반응형 기능 △프로필 업데이트 안내 등 프로필에 다양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신규 프로필에는 포토카드 형태의 디자인이 채택돼 사용자가 프로필로 선택한 사진이 기존 프로필 사용 환경 대비 더욱 감각적으로 연출될 수 있다.
기존에는 한 장의 사진만 프로필에 등록할 수 있었지만, 업데이트 이후에는 새 프로필 사진 등록 시 기존 사진이 삭제되지 않고 시간순으로 누적된다.
멤버들 소식 변화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자가 가입한 밴드 상단에 프로필을 변경한 멤버 목록을 제공해 더 활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사용자가 멤버들의 프로필 변화에 좋아요, 댓글 등의 반응을 남길 수도 있도록 관련 기능도 추가되면서 더욱 다채로운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네이버 밴드는 오는 11월 사진뿐 아니라 게시글 형태로도 프로필을 연출할 수 있는 '스토리' 기능도 추가 제공할 방침이다.
프로필 하단에 제공되는 스토리에는 글, 사진, 영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담아낼 수 있게 된다. 이 역시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SNS 기능을 강화하는 대목이다.
인스타그램 잡아라
이같은 대대적 변화는 네이버 밴드가 처한 SNS 시장 경쟁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SNS 인스타그램이 갈수록 영향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인스타그램 사용자 수는 2167만명으로 다른 SNS를 압도했다.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5129만명의 42%가 인스타를 쓰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같은 기간 사용자 규모가 전년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SNS도 인스타그램이었다. 1년간 261만명이나 증가했다.
네이버 카페·블로그는 각각 71만명·59만명 증가했으나, 밴드는 오히려 이 기간 72만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밴드 사용자 수가 1944만명으로 인스타그램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 감소는 뼈아픈 대목이다. 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란 얘기다.
이정민 네이버 커뮤니티 CIC 리더는 "가입한 밴드의 멤버들에게만 프로필이 공개되는 서비스 특성을 고려할 때, 친밀한 멤버들과 더욱 자연스러운 사용자의 모습과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서비스 사용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