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G-STAR)'를 한달여 앞두고 올해 게임대상 후보작들에 이목이 쏠린다. 지스타가 한해 게임산업을 총망라하는 큰 행사인 만큼, 게임대상은 단순히 시상을 넘어 국내 게임 산업의 현재를 짚고 미래를 전망하는 의미가 있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게임대상 후보로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와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나혼렙)',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등이 거론된다.
지스타 게임대상은 개막 전날인 오는 11월 13일 개최될 예정이다. 본상(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기술창작상), 인기게임상, 인디게임상 등 총 13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작품성(그래픽, 스토리)과 창작성(신규 지식재산권(IP) 개발, 독창성), 대중성(일간 이용자 수, 판매량) 등이 심사 기준이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넥슨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올해 7월 출시한 루트슈터 장르의 액션 게임이다. 출시 직후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글로벌 매출 1위, 동시 접속자 22만명, 최대 플레이 5위 등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수십만명의 동시접속자를 매끄럽게 관리하는 라이브 서비스를 비롯해 진입장벽이 높은 루트슈터 장르로 서구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점은 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으로 서구권에서 성과를 보였다는 점은 국내 게임 산업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최근 열기가 다소 가라앉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실제 이달 들어 스팀 일일 동시접속자는 3만명대로 줄었다. 지난달 29일 진행한 시즌1 신규 던전 '침공(INVASION)' 업데이트에 대한 실망감으로 풀이된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리뷰가 여럿 나왔기 때문이다. 넥슨은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핫픽스(긴급 패치)를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피드백을 하고 있다.
올해 5월 넷마블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 '나혼렙'도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해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출시 하루 만에 다운로드 2000만회, 일일 활성 이용자(DAU) 500만명, 매출 140억원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세계 141개국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 1위, 21개국 매출 1위, 72개국 매출 톱5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다만 나혼렙은 2016년 출시된 판타지 웹소설이 원작으로 신규 IP는 아니다. 2018년에는 이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제작한 웹툰이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뷰를 돌파했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이어졌다. 이런 튼튼한 이력으로 출시돼 게임도 인기를 끌었지만 게임대상에서는 창작성 부분에서 불리할 수 있다.
넷마블이 지난해 7월 출시한 '신의탑: 새로운 세계' 역시 웹툰 IP 기반으로 같은 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이달의 우수게임'으로 선정됐지만 게임대상은 받지 못했다.
시프트업이 올해 4월 소니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5(PS5) 독점 타이틀로 선보인 스텔라 블레이드 또한 유력한 후보로 언급된다. 국산 콘솔 게임으로서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출시 직후 미국, 영국, 일본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찍었고, 출시 첫 주 게임 평론 웹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유저 스코어 9.3점을 받아 역대 PS5 게임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또한 출시 두 달 만에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PS5 단일 플랫폼으로, PC와 콘솔 등 멀티플랫폼으로 출시된 퍼스트 디센던트에 비해서는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시프트업은 현재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플랫폼 개발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콘솔 게임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대상을 포함해 게임대상 6관왕을 석권한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역시 콘솔 게임이었다. 게임 전문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19억달러(약 70조원)로 최근 5년 연평균 성장률이 8%에 이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콘솔 게임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콘솔 플랫폼 확장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간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