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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열기 안 식는 이유

  • 2024.11.19(화) 06:00

미충족 의료수요 높아…한미약품 등 출전

국내외 제약사들인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인구고령화로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전히 치료방법이 제한적이라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황반변성은 우리 눈의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이 손상되면서 시력이 악화되는 질병이다. 주로 노화로 인해 황반 주위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생기는 건성과 황반 주변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형성되면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습성으로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고령화로 황반변성 환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황반변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49만7338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2.5배 가량 증가했다.

전체 황반변성 환자 중 건성이 약 9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진행단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뉘는데 전 세계적으로 말기 단계인 지도모양위축증 치료제만 개발된 상태다. 

초기, 중기 단계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으로는 한미약품이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미국계 제약사인 알레그로 옵토메틱스로부터 황반변성 치료후보물질인 '루미네이트'를 도입했다. 이 약물은 망막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질병 진행속도를 늦추는 원리로 작용한다. 

알레그로 옵토메틱스는 임상 2a상 시험에서 70대 습성 황반변성 환자 39명에게 이 약물을 투여한 결과, 전체 환자 48%에게서 대조군과 비교해 유의미한 시력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전 부회장(왼쪽)이 지난 2015년 미국의 알레그로 옵토메틱스와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 '루미네이트' 공동개발 계약을 맺는 모습./사진=한미약품

건성 황반변성의 말기 단계인 지도모양위축증은 '시포버' 등 이미 허가를 받은 약물이 있지만 아직 개선점이 남아있다. 특히 질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뿐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외 제약사들은 세포유전자 치료제에서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고 있다.

미국의 리지니셀 테라퓨틱스는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망막상피세포를 이식하는 치료제인 '오프리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임상 1·2a상 시험에서 시력 향상과 망막구조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이 물질은 지난 2021년 로슈에 6억2000만달러(8600억원)에 이전됐다.

건성과 달리 습성 황반변성은 '아일리아', '루센티스' 등 초기 단계에서부터 질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가 다수 개발된 상태다. 하지만 이들 치료제는 안구 내에 직접 약물을 주사해야 하는 제형으로 환자들의 불편함이 큰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제약사들은 경구제, 점안제 등 차별화된 제형 개발로 시장을 뚫을 기회를 찾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인 큐라클은 현재 먹는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인 'CU06'을 개발 중이다. 최근 미국에서 시행한 임상 2a상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했다. 케어젠은 점안액 형태의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CG-P5'의 임상 1상 시험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올릭스는 약물의 지속 기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환자들의 불편함을 덜어내고자 하고 있다. 현재 건성과 습성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유전자발현을 억제하는 RNA(리보핵산) 치료제인 'OLX301A'를 개발 중이며, 최근 임상에서 투약 후 약효가 최대 5개월간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성 황반변성은 최근 치료제가 출시됐으나 아직 효력이나 부작용 등의 문제로 인해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높다"며 "습성 황반변성은 제형이나 투여 기간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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