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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만 쓰는 골칫덩이 '드림즈'…현실 속 프로야구단은?

  • 2020.01.24(금) 09:00

[드라마 '스토브리그' 모델, 프로야구단 재무 현주소]
매출의 절반 가량은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광고 수입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TV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지방의 소비재기업 재성그룹 계열의 야구단 드림즈가 배경입니다. 재성그룹 회장은 연간 200억 원대 예산을 쓰면서 만년 꼴지에 적자만 내는 드림즈를 해체시키려합니다.

드라마 애청자들과 프로야구팬 사이에선 드림즈의 실제모델이 롯데자이언츠나 한화이글스 같은 지방연고구단이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는데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운영상황은 실제로 어떨까요. 10개 구단의 가장 최신 재무제표(2018년 말 기준)를 통해 프로야구단의 현실을 들여다봤습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무대인 드림즈 구단사무실(자료 SBS)

# 모기업 광고수익이 전체매출의 44%

프로야구단의 수입(매출)으로는 입장권 판매가 가장 먼저 떠오를텐데요. 야구단은 시즌권, 당일입장권 등 다양한 형태의 입장권을 판매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프로야구단 수입에서 입장권 판매 비중은 20%가 채 되지 않습니다. 2018년기준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총 923억원의 입장수입(정규시즌 기준)을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정산 받았는데요. 같은 해 10개 구단의 매출합계(5077억 원)와 비교하면 정규시즌 입장수입 비중은 18% 수준입니다.

프로야구단의 가장 큰 수입원은 광고수입인데요. 선수들의 유니폼과 모자(투수), 헬멧(타자)에 기업이나 상품 이름을 식별할 수 있는 로고를 넣거나, 경기장내 현수막광고, 팬 미팅 등 각종 이벤트때 사용하는 각종 표지판 등이 모두 광고수입입니다.

이러한 광고수입은 야구단이 속한 모기업이나 스폰서가 후원하는 것입니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히어로즈(키움증권은 메인스폰서)를 제외한 9개 구단의 유니폼과 헬멧에 붙는 광고는 대부분 모기업 계열사의 로고나 제품이름입니다.

9개 구단은 2018년 계열사로부터 총 2088억원의 광고수입을 올렸는데요. 이는 9개 구단 총매출(4702억원)의 44.4%에 해당합니다. 야구단 매출의 절반 가까이는 계열사로고를 유니폼, 헬멧 등에 붙인 광고수익으로 벌어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계열사 광고지원이 없이는 야구단의 자체 생존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이는 광고수입이 가장 많은 곳은 KT위즈입니다. 2018년 모기업 KT로부터 209억 원을 비롯해 계열사로부터 총 360억원의 광고수입을 올렸는데요. 그해 KT위즈 총매출의 65%에 달합니다. 금액과 비중 모두 1위입니다. 그만큼 KT가 야구단에 많은 지원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야구단의 재정독립성은 떨어진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삼성라이온즈도 매출(634억원)의 절반이 넘는 342억원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광고·회원 수입입니다. SK와이번스도 매출(562억원) 중 44%인 244억원이 계열사 광고수입입니다. NC다이노스도 모기업 엔씨소프트로부터 매출(402억원)의 절반 가량인 197억원의 광고수입을 거뒀습니다.

# 야구단이 보험 판매도…해외전지훈련비 14억원

야구단은 부가수입도 있는데요.

TV중계권료는 한국야구위원회의 자회사 케이비오피에서 10구단의 중계권료를 통합 관리해 각 구단에 동일한 금액(일부 상품판매 제외)을 지급합니다. 프로야구단의 자체 상표권이나 선수의 얼굴, 등번호, 사인 등을 활용한 라이선스 수입도 있습니다. 선수 유니폼 판매가 대표적입니다.

때론 트레이드 수입도 목돈이 되는데요. 키움히어로즈는 2016년(당시 넥센히어로즈) 창단 첫 흑자를 냈는데, 박병호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트윈스로 이적하면서 구단에 안겨준 포스팅수입(140억 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구단별로 특별한 수입도 있는데요.

SK와이번스는 인천시와 계약을 체결해 경기장내 체육·부대·조경·문화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촬영 현장이기도 한 문학구장의 임대·대관·주차장 수입이 SK와이번스 전체 매출의 약 5%를 차지합니다.

LG트윈스는 법인이름이 LG스포츠인데요. LG스포츠는 야구단 운영 뿐 아니라 프로농구단 LG창원세이커스의 위탁 운용도 맡고 있습니다. LG세이커스농구단의 소유주는 LG전자인데, 전자회사가 농구단을 직접 운영하기 어려우니 위탁을 맡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농구단 자체 매출은 회계상 LG전자에 반영하고 LG스포츠는 위탁운영을 통한 수수료 수입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두산베어스는 2018년 7월 모기업 (주)두산으로부터 보험대리점 사업부문을 인수해 보험 상품 판매·설계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2018년 보험판매수수료 수입 13억8400만원을 벌어들였습니다.

한편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선 비용부담을 이유로 구단고위층이 일방적으로 해외전지훈련을 취소하고 국내훈련으로 대체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프로야구단이 지출하는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은 선수단운영비입니다.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연봉과 각종 승리수당, 훈련비, 훈련용품비, 선수단보험료 등이 운영비에 포함되는 항목인데  구단별로 연 300억원 안팎의 운영비가 쓰입니다.

SK와이번스는 2018년 307억원의 운영비를 썼는데요, 이중 해외훈련비로 14억4500만원을 지출했습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비용부담을 이유로 취소한 해외전지훈련비는 모든 구단이 상세내역을 공개하는 것은 아니어서 구단별 비교가 어렵지만 SK와이번스 사례를 보면 전체 운영비의 5%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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