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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부잡]역앞에 고층 아파트? '콤팩트시티'가 뭔가요

  • 2022.11.22(화) 11:14

역세권 용적률 높여 고밀 복합 개발
도시 내 이동 최소화하겠다는 목표
고비용에 실효성 글쎄…전문가도 갸웃

경기 고양창릉, 김포한강, 남양주왕숙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콤팩트시티' 대상지라는 것! 정부가 지난 8월 고양창릉과 남양주왕숙에 콤팩트시티를 시범 적용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김포한강지구에도 콤팩트시티를 건립하겠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이 3곳은 철도역이 건립되는 곳이라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각각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와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역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정부가 많은 지역 중에서 이곳들을 콤팩트시티 대상지로 정한 이유는 뭘까요?

콤팩트시티는 철도 해결사?

콤팩트시티(Compact City)는 밀도를 한껏 끌어올려 개발한 도시를 의미합니다. 자동차 이용을 최소화해 교통 체증이나 환경 파괴 같은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시된 개념입니다. 멀리 이동할 필요 없이 도시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설명하는 콤팩트시티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도시 건립 자체에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철도역 건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든요.

현 정부가 시도하는 콤팩트시티는 총 3곳입니다. 시범 사업인 고양창릉(1600가구)과 남양주왕숙(1500가구)은 비교적 규모가 작지만, 지난 11일 추진계획을 밝힌 김포한강2는 4만6000가구에 이릅니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관련 보도자료를 보면, "5호선 연장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도록 노선 인근 지역에 콤팩트시티를 조성해 사업 타당성 확보를 위한 수요를 대폭 확충하겠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어 "신규 콤팩트시티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5호선 연장에 대한 충분한 배후수요가 확보되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합니다.

지하철 5호선을 연장하고 싶은데 거주 인구가 적어 사업이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니, 밀도가 높은 도시를 지어 지하철을 이용할법한 인구를 늘리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기대 수익이 늘어나 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윤 대통령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GTX 사업에도 이 논리를 적용한 바 있습니다. 지난 1월 철도 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GTX D~F의 3개 노선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관련 기사: [부동산 줍줍]윤석열 'GTX 뚫어요'…집값 '천장 뚫어요'(1월9일)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질문이 쏟아지자, 콤팩트시티를 건립해 얻은 개발이익으로 GTX 건립 비용을 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현 정부에 콤팩트시티는 GTX와 지하철 등 철도역 건립을 도와주는 조력자인 셈입니다.

법적 근거도, 경험도 '제로 베이스'

물론 갈 길이 멉니다. 아직 국내선 콤팩트시티를 건립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SH공사가 북부간선도로, 강일차고지 등 5곳에서 콤팩트시티 사업을 진행 중인데, 각 75~1000가구 규모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콤팩트시티보단 작고, 철도역을 중심으로 하지도 않습니다.

이렇다 보니 법적 근거도 마땅치 않습니다. 먼저 고밀개발을 위한 용적률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용도가 정해진 토지를 상업·주거·업무 등으로 복합개발하려면 현행 용도용적제도 완화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선 LH가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황입니다.

콤팩트시티가 '철도 해결사'가 될지도 미지수입니다. 통상 철도는 주택보다 건립 기간이 깁니다. 신도시 입주가 철도 개통보다 먼저 이뤄지면 교통이 불편할 테니 입주율이 떨어질 수 있고, 배후수요가 기대만큼 모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김포의 경우 나대지가 많고 주변 검단 신도시 등이 있어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큰 곳"이라며 "GTX가 들어온다 해도 수요가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데 5호선 연장으로 수요자를 모으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실상 콤팩트시티는 5호선을 끌어오기 위한 수단이 된건데, 실현 가능한지는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상업·업무시설 유치도 관건입니다. 기존 신도시들은 업무시설 등이 부족해 결국 서울로 통근하는 인구가 대부분인 '베드타운'이 됐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콤팩트시티가 이런 문제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기업 등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선 콤팩트시티 실행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스마트 도시계획까지 추가되는 사안"이라며 "경전철만 해도 계획부터 완공까지 오래 걸리는데 도시철도 등은 더욱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떻게 일자리 등 자족도시의 기능을 육성할 것인지 더욱 관심 있게 다뤄야 하고, 무리한 고밀개발에 따른 부작용 등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애초부터 광역교통 등 철도 건립과 콤팩트시티는 목적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서울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것이고 콤팩트시티는 도시 내 자족기능을 넣어 도시 내에서 해결하려는 건데요. 취지와 방향성이 전혀 다른 두 가지를 한데 모았으니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런 아이디어를 제공한 건 당시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 있었던 이한준 LH 신임사장입니다. 고양창릉과 남양주왕숙은 LH가 직접 개발하고, 김포한강에도 LH가 참여하니 사업추진에 대한 동력과 의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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