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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방학 있는 회사 들어보셨나요

  • 2018.02.26(월) 15:21

<청년 일자리, 다시 미래를 설계한다>3-②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3년 개근시 15일 방학
연차 사용도 자유...안마 등 헬스케어 서비스도

연차휴가와 별도로 3년간 개근하면 15일간 방학을 보내주는 회사가 있다. 방학을 떠나는 직원에겐 방학지원금도 챙겨준다. 업무시간엔 전문 안마사가 뭉친 어깨를 풀어주고 직원들은 언제든지 휴게공간에서 낮잠을 자도 된다.
 
대기업이나 외국계가 아니라 한국의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가 주인공이다. 기업콘텐츠관리시스템(CMS)을 만드는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 못지않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조화로운 균형)'을 자랑한다. 급여는 동종업계 평균을 웃돌고 평균 근속연수 역시 높은 편이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의 사내 복지와 조직 문화 등은 '한국판 구글'로 불러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prtsty201@

 

◇ 직장인에게도 방학을

 

여러 사내 복지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방학제도(방학학습휴가)다. 3년을 근속하면 방학지원금 50만원과 15일의 방학이 주어진다. 방학휴가는 쪼개 쓰지 않고 한 번에 붙여서 쓸 수 있어 알프스나 호주, 프랑스 등 먼 곳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직원들이 많다.
 
방학 후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소감문을 제출한 임직원에겐 각각 20만원과 1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프레젠테이션 대회 수상자는 별도 상금도 받을 수 있다.
 
방학제도는 평균 근속연수 연장으로 돌아왔다. 채용에 어려움이 많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근속연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직률이 낮을수록 교육비용을 아끼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어서다. 정안수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인사팀장은 "직원을 채용해 제대로 일을 맡기려면 1~2년은 걸리는 만큼 교육 비용이 많이 드는데, 방학제도가 근속연수 연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방학 동안 자전거로 프랑스를 일주한 직원이 프레젠테이션 대회 대상을 받았다. 방학을 보낸 소감으로 '뭐든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면서 "직원들이 혜택을 누린다는 생각을 하도록 회사가 노력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정안수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인사팀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 사옥 강당에서 비즈니스워치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쉴 땐 눈치 보지 않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당당하게 쉴 수 있는 회사다. 연차휴가와 육아휴직 등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는 물론 근무시간에도 당당하게 휴게공간에서 눈을 붙일 수 있다.
 
연차휴가는 1년 근속 후 연차 15개가 발생해 여느 회사와 비슷하다. 다만 연차를 쓰기 전에 따로 결재를 받을 필요가 없다. 회사 전자결재시스템(Assist9)에 접속해 신청만 하면 연차를 쓸 수 있다. 정 팀장은 "자유로운 연차제도는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의 이직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라며 "자유로운 분위기만으로도 회사를 더 즐겁게 다닐 수 있다"고 전했다. 
 
야근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계속 보완하고 있다. 초기엔 직원들이 야근을 하면 본부장의 임금을 깎기도 했지만 외부 프로젝트가 많은 회사 특성상 마감을 맞추려면 야근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요즘엔 야근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야근을 하려면 사유와 일시 등을 적은 야근신청서를 제출토록 해 야근을 최소화하고 있다.
 
정 팀장은 "야근을 아예 못하게 할 순 없지만 현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야근을 줄일 방법도 찾을 수 있는 만큼 신청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 제도를 도입한 후 야근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업무시간에도 휴게공간에서 쉴 수 있다. 지하 1층 카페테리아 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빈백이 여러 개 놓여있는 휴게공간이 나온다. 피로가 쌓여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면 이곳에서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다. 업무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직원을 통제하기보다 자유를 주는 방식이다.
 

 

▲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옥 지하1층에 위치한 카페테리아. 와인, 맥주, 라면은 물론 라면 제조기도 갖추고 있다. 카페테리아 전면의 계단을 올라가면 빈백이 놓인 휴게공간이 나온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전문 안마사의 안마 서비스도

 

일하다가 어깨가 결리고 허리가 아플 땐 지하1층 헬스케어실에서 30분 동안 전문 안마사에게 안마를 받을 수도 있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에선 정직원으로 고용된 사내 안마사 두 명이 근무시간 동안 안마 서비스를 제공한다. 헬스케어는 직원 1인당 매달 6회 제공한다. 온라인 자원예약시스템을 이용해 예약만 하면 된다.
 
사내 카페테리아도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만의 명물이다. 카페테리아에는 편의점에나 있을 법한 라면 제조기도 갖춰져 있다. 라면과 음료수, 주류까지 모두 공짜다. 식사시간에는 잘 차려진 한상차림을 제공한다. 식단의 질은 물론 맛도 좋아 인기가 높다고 한다. 카페테리아는 매달 10회 사용할 수 있다.
 
축구와 자전거, 낚시, 캠핑, 여행, 밴드, 게임 동호회 등 총 9개의 사내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동호회 운영비는 1인당 매월 1만원씩 지원한다. 동호회에서 전사적인 행사를 할 땐 1년에 한 번 200만원씩 지원한다. 동호회원이 아니더라도 게시판에 공지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동호회를 통한 소통도 원활하다. 

 
▲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내 밴드 동호회의 연습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수익은 주주·회사·근로자가 공평하게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계약학과 제도'를 활용해 일하면서 재교육을 받을 기회도 제공한다. 계약학과 제도는 중소기업청(70%)과 개인(15%), 회사(15%)가 근로자의 석사과정 학비를 나눠 부담하는 제도다. 숭실학교 IT기업학과를 통해 지금까지 총 10명의 석사를 배출했고, 지금도 7명이 같은 과정에 재학 중이다. 직원은 학기당 60만~7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가 우수한 근로조건과 사내 복지,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직원 우선의 가치관이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매년 경영 상황을 모든 직원 앞에서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익은 주주와 회사, 직원이 각각 33.3%씩 공평하게 나눈다. 직원과 이익을 공평하게 나누고 함께 성장하자는 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 철학에 힘입어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매출 100억원을 넘기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복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정 팀장은 "회사마다 분위기와 특성이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의지가 아닐까 싶다"면서 "비용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복지를 잘 갖춰 직원들과 결실을 나누면 성과도 더 올라간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복지 확대를 고민하는 회사에 대해선 "다른 기업의 복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조금씩 복지를 늘려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에 입사하려면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1999년 설립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웹사이트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주는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이 주력제품이며, 한국과 일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가 직원을 뽑는 기준을 뭘까. 회사 측이 제시한 인재상은 ▲개인의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지속적으로 도전하며 ▲협력을 통해 고객 및 동료와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다.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과 실무진 면접, 임원(해당 사업본부 본부장과 팀장) 면접 등 세 단계로 이뤄지는데 면접 시 지원자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해도 된다. 개발기획과 영업, 디자인, 마케팅, 경영지원 등 사업본부별로 필요에 따라 연간 20~30명을 상시채용하며, IT회사인 만큼 개발기획본부의 인력 수요가 가장 많은 편이다.


정 팀장은 "지원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는지 또 관련 분야에서 어떤 도전을 해왔는지 등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충분히 전달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