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다시 미래를 설계한다>①-4
소중했던 인턴경험,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자소서, 수치화에 초점‥구체적으로 표현해야"
"영어점수 높은 것보다는 5분 동안 하는 본인만의 이야기가 더 중요했죠."
국내 대표적인 통신사 KT에는 조금 특별한 채용과정이 있다. 바로 '스타오디션(KT Star Audition)'이라 불리는 전형 과정이다.
스타오디션 전형에 참여하면 학력, 나이, 영어점수 등을 기재하는 평범한 입사지원서에서는 미처 표현하지 못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5분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 전형을 통과하면 서류전형 없이 바로 인·적성 검사와 실무면접 등 다음 전형으로 넘어간다.
지난해 상반기 KT IT컨설팅·수행 직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한별(27세)씨는 "다양한 기업 채용과정을 겪었지만 5분 동안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스타오디션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 KT인턴십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KT정규직에 입사한 한별 사원. |
◇ "정규직 입사, 인턴경험이 도움됐죠"
-어느 정도 구직 기간을 가졌나요.
"운이 좋게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했어요. 학교 수업과 취업 준비를 병행했죠. 4학년 1학기 때 KT인턴에 지원했고 운 좋게 스타오디션에 통과해 인턴으로 활동했습니다. 인턴 활동 전에는 다른 기업도 염두에 뒀지만 인턴 후에는 KT에 입사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어 KT 위주로 취업준비를 했습니다."
-대기업인 만큼 영어점수나 인턴십 등 스펙이 중요할 거 같습니다.
"IT기업들은 특성상 해외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대기업이라기 보단 업무 특성상 영어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전화영어를 통해 회화실력을 쌓았습니다. 평소 통학할 때는 유투브를 보며 영어공부를 했습니다. 교환학생 경험도 영어실력을 쌓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통신사는 네트워크 등 기술이 중요한 회사인 만큼 이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그래서 경영학과 컴퓨터공학을 동시에 전공하며 IT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SC은행 정보보안부에서 3개월 동안 인턴 활동을 하면서 보안 솔루션 등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였습니다. 무엇보다 KT에서 IT컨설팅·수행 직무로 두 달간 인턴활동을 한 것이 현재의 입사로 이어지는 데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 "언제쯤 합격할 수 있을까?" 잠 못자던 날들
-학교와 취업준비를 병행한 만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체력적인 문제보다는 불안함에 대한 압박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서류를 넣는다고 해서 그것이 최종합격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언제쯤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죠. 또 탈락했다고 해서 회사에서 지원자에게 이유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나만 취업을 못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을 못자는 날들도 많았습니다."
-스타오디션이라는 서류패스 전형이 있지만 그래도 자기소개서는 작성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 작성 노하우가 있다면.
"수많은 지원자 중 뽑혀야 하는 만큼 자신의 자기소개서가 눈에 띌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요. 저는 수치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가령 SC은행에서 인턴을 하면서 보안 이슈 보고서를 많이 작성했는데 '보고서를 많이 작성했습니다'라는 표현 대신 '보고서를 격주로 20장씩 작성했습니다'라고 바꿔서 경험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스타오디션도 어떻게 보면 5분간 면접을 보는 형태고, 통과를 해도 실무·임원면접 등 계속 면접전형이 진행되는 데 어떻게 준비했나요.
"저는 학교 찬스를 이용했습니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취업지원서비스를 하는데 취업지원관 선생님들께 모의면접을 보면서 실전에 대비했습니다. 한 번은 제가 대답할 때 손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피드백을 받아 그 다음날 3시간 동안 계속 손을 붙인채로 말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본인만의 긴장 푸는 노하우가 있다면?
"면접장에 들어가기 15분 전부터 아무 생각도 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면접 바로 전에는 심호흡을 하거나 스스로를 믿자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콜릿이나 사탕처럼 당 성분이 많은 간식도 도움이 됐습니다."
◇ 회사생활은 단거리 아닌 장거리 마라톤
-왜 하필 KT를 선택했는지 궁금합니다. 대기업이라서 아니면 복지가 좋아서?
"기업을 지원할 때 한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회사의 전망과 직무입니다. 성장할 수 있는 회사냐,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업무를 할 수 있는 회사인가가 저만의 기준이었습니다. KT는 기존 사업인 통신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무엇보다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회사였습니다. 직무 역시 전공인 컴퓨터공학과 경영학을 각각 네트워크와 B2B사업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저에게 KT 입사는 가장 좋은 선택이었죠."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직무를 보라는 말은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너무 이상적인 말처럼 들리기도 하는데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일찍 입사에 성공했지만 본인 적성에 맞지 않아 재취업을 하거나 아니면 계속 힘들어하면서 회사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물론 취업준비기간이 불안하고 빨리 취업하고 싶은 마음은 잘 알지만 조금 늦더라도 본인이 원하고 잘 맞는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생활은 단거리 뛰기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취업 준비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취업 시절이 많이 힘들고 지치겠지만 앞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 걸음 뒤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이겨낸다면 분명 값진 결과가 따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