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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줘, 내가 살게"…'소비자'가 만든 화장품 불티

  • 2021.04.16(금) 09:15

소비자 소통 통한 신제품 출시 잇따라…인기몰이
신사업 진출도 이끌어…'소비자 협업' 활성화 기대

뷰티 시장에서 소비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뷰티 시장에서 소비자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단순한 '공략 대상'은 옛날 이야기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제품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저마다의 요구를 명확히 표출한다. 급변하는 트렌드 대응에 고심하던 기업들은 이런 소비자들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그렇게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들은 큰 인기를 끌었다. 효과를 확인한 기업들은 이제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 다양한 니즈 폭발…신사업도 소비자가 이끈다

최근 뷰티업계의 화두는 소비자와의 소통이다. 소비자들은 개개인마다 다른 피부 고민을 안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런 고민들을 크리에이터 등을 통해 기업에 전달한다. 기업은 이런 니즈를 제품 기획의 '백데이터'로 활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품 기획이 완료되면 제조·생산 전 과정을 기업·소비자·크리에이터가 3인 4각으로 진행한다.

물론 뷰티 기업과 크리에이터의 협업은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다양한 제품이 크리에이터의 방송을 통해 소개됐고 유행을 만들었다. 다만 과거의 콜라보 제품들은 대부분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셀럽'이 사용한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하는 형식에 그쳤다. 크리에이터가 제품 개발의 핵심이었던 셈이다. 반면 지금은 제품과 브랜드가 중심에 있다. 크리에이터는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솔루덤' 브랜드를 크리에이터 이지혜, 소비자와 함께 진행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산하 브랜드 '레어카인드'의 '오버스머지 립 틴트' 개발과 '솔루덤' 브랜드 론칭을 크리에이터·소비자와 함께 진행했다. 각각 개발 과정에 뷰티 크리에이터 '민스코'와 '이지혜'가 참여했다. 이들은 구독자들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의견을 받고, 직접 제품을 시연했다. 특히 이지혜는 아모레퍼시픽 오산 공장에 직접 방문해 방송을 진행하며 소비자와 소통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출시 초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젝시믹스 코스메틱'처럼 소비자의 니즈가 기업의 신사업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사례도 있다. 젝시믹스는 본업인 레깅스 사업이 급성장하던 지난 2019년 17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고객들은 운동을 하면서도 가볍게 쓸 수 있는 메이크업 제품을 요구했다. 이에 젝시믹스는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코스메틱 랩'을 발족시켰다. 조직을 이수연 대표 직속으로 둬 효율성도 높였다.

젝시믹스 코스메틱은 2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3월 첫 제품 립틴트 라인업을 론칭했다. 이 제품은 초도 물량 600개가 완판됐다. 함께 출시된 '한올 타투틴트 헤어앤브로우'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정식 론칭 이후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젝시믹스 코스메틱은 이달 들어 매출액이 전월 대비 13배 증가했다.

◇ 아이디어도 얻고 매출도 보장되고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이런 참여가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인 아이디어 고갈 문제 해결에 효율적이어서다. 뷰티 시장은 다양한 니즈가 공존하고 변화 속도도 빠르다. 반면 신제품의 매력이 지속하는 시간은 짧다.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소수의 제품을 제외하면 제품의 수명이 1년 안팎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의 제품 기획 역량은 한계가 있다. 수시로 제품을 출시해야 해 재무적 부담도 커진다. 제품이 실패하면 입을 손해에도 대비해야 한다. 트렌드가 급변해 제품을 개발해놓고 출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소비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준다면 이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시장 흐름을 따라기에도 용이하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소비자의 요구로 출시된 제품은 수요 예측이 가능하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함께 제품을 개발하면 구독자 일부가 잠재적 수요자가 된다. 개발 과정에서 사전 마케팅도 진행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을 기대할 수 있는 '판'이 깔린다. 때문에 타 제품에 비해 개발·생산·유통 전반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장품 제조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니즈가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업계에서는 뷰티 시장에서 소비자와 기업의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구조가 변하고 있어서다. 과거 뷰티 시장은 일부 대기업들이 독식해왔지만 소비자 수요가 다변화되면서 이제는 다양한 신규 브랜드들이 출현하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화장품산업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826개였던 화장품 업체는 2018년 6487개, 2019년 7580개로 늘었다.

제조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제품에 다양한 니즈를 반영할 수 있는 인프라가 더 확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한 신규·중소업체들에게 호재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소비자와 함께해 그들의 니즈를 반영한다면 제품의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과 마케팅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신규·중소업체들에게는 많은 위험요소를 사전에 건너뛸 수 있는 기회다. 향후 소비자와 기업의 협업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시장에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 제품들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고 이를 겨냥한 브랜드와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는 추세"라며 "소비자를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끌어들이면 제품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소비자가 주도하는 방식의 제품 개발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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