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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2막' LG생건…'차석용 매직' 또 통할까

  • 2021.07.27(화) 16:19

[워치전망대]LG생건, 위기와 기회 공존
차석용 부회장, '위험 분산'으로 승승장구
위기 가시화…이번에도 '마법 효과' 날까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매직'이 이어지고 있다. 화장품 사업의 실적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생활용품·음료 사업도 견조한 외형 성장을 이어가며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17년 연속 성장까지 가시권에 뒀다.

반면 중국 시장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휘', '숨', 'CNP' 등 '후'의 뒤를 이을 수 있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성장도 아직 더디다. 생활용품·음료 시장에서는 신규 사업자들의 도전이 거세다. 업계에서는 차 부회장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리스크', 실적으로  뚫었다 

LG생건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214억원, 영업이익 335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3.4%, 10.7% 늘었다. 상반기 전체 실적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LG생건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3% 증가한 4조58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9% 늘어난 7063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부회장 취임 이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럭셔리 화장품이 성장을 이끌었다. LG생건 화장품 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2조2744억원, 영업이익은 18.4% 늘어난 4733억원이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중국의 럭셔리 브랜드 수요가 살아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후'는 지난달 진행된 중국 최대 쇼핑 축제 '618 쇼핑 페스티벌'에서 전년 대비 70%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의 경우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주춤했다. LG생건 생활용품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1조169억원, 영업이익은 2.7% 줄어든 1250억원이었다. 코로나19 완화로 생활용품 수요가 준 탓에 마케팅 비용 등이 늘어났다. 음료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7668억원이었다. 다만 캔·페트병 등 원재료 가격 압박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위험 분산' 전략으로 계속 성장

LG생건의 성장은 차석용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 부회장은 2004년 12월 취임 직후 내부 혁신에 나섰다. 조직·의사결정 과정을 간소화하고 수평적 문화를 도입했다.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다. 조직을 정비한 그는 과감한 M&A(인수합병)에 나섰다. LG생건은 2007년 코카콜라, 2011년 해태음료를 잇따라 인수하며 음료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차 부회장은 '내진설계 경영'을 내세우며 인수를 강행했다. 그가 취임할 당시 LG생건은 생활용품 1위였지만 화장품 사업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표적 '레드오션'인 생활용품 시장이 흔들리면 회사 전체가 타격을 입는 구조였다. 이에 새로운 사업 포트올리오를 더해 위기를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포트폴리오 확장 이후에는 '소비자 중심 마케팅'이 이어졌다. 광고를 줄이고 인플루언서를 활용했다. 럭셔리 제품은 TV마케팅을 중단해 신비감을 더했다. 신제품도 대대적인 론칭보다 짧게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했다. 아이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바로바로 시장에 선보이며 반응을 살폈다. 이 과정에서 '후', '토레타', '샤프란', '온더바디', '닥터그루트' 등이 시장의 선두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그 결과 매출 구조는 더욱 탄탄해졌다. 2005년 LG생건의 매출 비중은 생활용품이 68%, 화장품이 32%였다. 하지만 2011년 화장품 36%, 생활용품 34%, 음료 30%로 변했다. 현재는 화장품 사업이 급성장하며 비중을 높였지만 타 사업의 시장 점유율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칸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 시장 점유율은 37.0%, 음료 시장 점유율은 34.6%였다. 두 부문 모두 업계 선두권이다.

'차석용 매직', 언제까지

'차석용 매직'에도 약점은 있다.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브랜드 노후화다. LG생건의 지난해 해외 매출액 중 중국의 비중은 49.4%에 달했다. 이중 상당 부분을 '후' 등 럭셔리 화장품이 차지했다. '숨', 'CNP' 등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지만 후에 비해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 사업은 부진하다. LG생건의 중저가 화장품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1.5%에서 지난해 7.9%까지 내려앉았다. 이 자리는 OEM(주문자위탁생산)·ODM(제조자디자인생산) 전문 기업의 힘을 빌린 신규 브랜드가 채웠다. 중저가 제품의 충성 고객은 훗날 같은 업체의 고가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LG생건이 이 부분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생활용품·음료 시장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편의점·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은 각자 자체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유통 마진을 최소화를 통해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제약·바이오기업도 생활용품과 음료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들은 차별화된 기능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LG생건의 위기 대응 방법은 글로벌 사업 확장이다. LG생건은 지난 2019년 미국의 '뉴에이본'을 인수했다. 뉴에이본은 매출액 13조원에 달했던 '에이본'의 글로벌 본사 역할을 하던 회사다. 구매·물류·영업 등 전 분야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LG생건은 이를 활용해 미국·캐나다·남미 화장품·생활용품·음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성장동력으로는 '더마 화장품'을 꼽을 수 있다. 더마 화장품은 피부 관리에 중점을 둔 기능성 화장품이다. 아직 시장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 LG생건은 2017년 피부외용제 전문 제약사 태극제약을 인수하며 기술력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유럽 더마 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지역 사업권을 인수해 유통 경로를 확보했다.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LG생건은 또 다른 출발선 앞에 섰다. 그동안은 차석용 매직을 앞세워 눈부신 성장을 이어왔지만 시장 상황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차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 속 기회들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생건을 '거함'으로 키워낸 차 부회장의 매직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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