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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 투입' F&F, 테일러메이드 인수하는 속내는

  • 2021.08.09(월) 16:51

테일러메이드 지분 49.5% 확보
'경영권 인수' 목적…해외 진출 속도

/그래픽=비즈니스워치

F&F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센트로이드PE)와 함께 세계 3대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다. 이번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F&F는 자체 브랜드 사업에 대한 꿈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F&F의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은 매출의 90%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F&F가 실속이 없는 계약을 맺었다는 분석도 있다. 한성에프아이는 최근 테일러메이드와 국내 판권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F&F는 향후 10년간 국내에서 테일러메이드 의류를 판매할 수 없다. 그러나 F&F 측은 인수 목적이 '본사 경영권 인수'인 만큼 국내 의류 판권 확보 여부는 부수적인 것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F&F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는 것은 테일러메이드의 인지도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센트로이드PE가 F&F와 손잡은 이유

F&F가 센트로이드PE의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5월 센트로이드PE는 테일러메이드를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더네이쳐홀딩스가 테일러메이드를 함께 인수할 유력한 SI로 꼽혔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F&F가 SI로 선정됐다. F&F는 인수자금으로 총 5000억원을 투자, 테일러메이드 지분 49.5%를 확보할 예정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아쿠쉬네트, 캘러웨이골프와 함께 세계 3대 골프 업체다. 타이거 우즈, 더스틴 존슨 등 세계적인 골프 선수들이 사용하는 용품 브랜드로 유명하다. 특히 테일러메이드는 '골프 장비' 부문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골프 클럽과 골프공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의류 부문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이는 곧 의류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센트로이드PE가 SI 후보로 국내 유통 대기업이 아닌 중견 의류 기업에 주목한 이유다.

한때 SI 후보로 꼽혔던 더네이쳐홀딩스와 F&F는 경쟁 관계다. 해외 브랜드를 가져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사업구조도 비슷하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NFL 등의 브랜드를, F&F는 디스커버리, MLB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골프웨어 분야 진출에 있어 기존 의류 브랜드와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향후 5~7년 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센트로이드PE의 입장에서는 골프웨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두 기업의 의류 브랜드 역량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다만, 센트로이드PE가 SI를 더네이쳐홀딩스에서 F&F로 교체한 이유는 '자금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당초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출자금이 부족했던 센트로이드PE가 추가 자금을 요구했고 이 틈새를 자금력이 풍부한 F&F가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F&F는 지난달 26일 당초 투자금으로 제시했던 4000억원에 1000억원을 증액해 총 5000억원을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실제로 규모에 있어서도 F&F가 훨씬 크다. F&F와 더네이쳐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8376억원, 2909억원이다. 자산 규모나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난다.

자체 브랜드의 성공을 꿈꿔왔던 F&F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F&F의 매출 포트폴리오는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에 집중돼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F&F의 지난해 매출액 중 디스커버리(45%), MLB(47%)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92%에 달한다. 라이선스 사업의 경우 오랜 기간 공을 들였더라도 계약 기간이 끝나면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운영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F&F는 더 도어, 스트레치엔젤스 등의 자체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하면 자체 브랜드를 확보, 신성장 동력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테일러메이드, 빛 좋은 개살구?

일각에서는 F&F의 이번 인수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우려한다. 한성에프아이가 최근 테일러메이드와 의류 부문의 국내 판권 10년 장기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F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더라도 10년 동안은 국내에서 의류 사업을 전개할 수 없다. 자체브랜드를 확보하겠다는 F&F의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F&F 측은 한성에프아이와의 판권 계약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성에프아이와의 계약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인수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F&F 측은 "테일러메이드 인수 목적은 국내 의류 판권 확보가 아닌 본사 경영권 인수"라고 밝혔다. 국내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단위'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테일러메이드는 전 세계 약 200여 개 국가에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북미, 유럽, 일본, 오세아니아 등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아시아 지역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중국, 동남아 시장 등 골프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두고 F&F가 북미와 유럽 시장 등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F&F는 이미 해외 진출 성공 경험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아시아 시장에 국한돼 있다. 지난해 해외법인 매출액 766억원 중 중국 법인의 매출이 745억원을 차지했다. 테일러메이드가 북미·유럽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F&F의 브랜드 역량과 만나면 아시아권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골프 산업의 성장성도 좋다. 코로나19로 야외 운동이 늘고 골프 진입장벽이 낮아진 덕분이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골프는 이제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골프 시장 규모는 매년 평균 2.5% 성장해 2027년에는 44억5000만달러(약 5조99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F&F 관계자는 "센트로이드PE와 함께 테일러메이드 본사를 인수한 이후 F&F의 패션사업 노하우를 더해 테일러메이드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향후 테일러메이드의 지배회사 지위를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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