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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다리 분리'에 담긴 고민

  • 2022.07.07(목) 06:50

로봇 기술 접목한 '팬텀 로보' 출시
"능동적 안마의자" 다리 부분 '분리'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전환 '신호탄'

지성규 바디프랜드 총괄부화장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안마의자 시장 1위 바디프랜드가 '로봇' 안마의자를 들고 나왔다. 지난해 선보인 '더팬텀'에서 한단계 더 진화한 모델인 '팬텀 로보'다. 기존 안마의자 제품과 달리 다리 부분을 분리해 '로봇 기술'을 적용했다. 바디프랜드는 로봇과 데이터 기술 접목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시장 경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하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두 발의 자유' 꺼내든 바디프랜드

"붙어있던 다리를 분리한 것이 무슨 큰 변화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작은 변화는 업계의 큰 반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의 안마의자는 정적이었다. 단지 몸을 맡기는 것에 가까웠다. 팬텀 로보는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기존 제품이 케어하지 못했던 곳까지 마사지가 가능하다."

지성규 바디프랜드 총괄부회장은 지난 6일 팬텀 로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람의 다리는 따로 움직이는데 '안마의자는 왜 항상 붙어 있을까'라는 의문이 개발의 시작이었다"며 "필라테스와 요가에서 동작의 모티브를 가져왔다. 지루하지 않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도록 고민했다. 사람이 하는 마사지와 최대한 가깝게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바디프랜드 팬텀 로보 출시 간담회장에 마련된 체험존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이날 간담회에는 연구진들의 개발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단순하게 톱으로 안마의자의 다리를 잘라보기도 했다. 영화 아이언맨의 슈트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다. 여러 분야에서 실험과 실패가 잇따랐다. 바디프랜드는 최종적으로 양발을 좌, 우에 하나씩 착용한다는 '웨어러블' 개념을 도입했다. 마사지 패턴도 관건이었다. 연구진은 '로보 워킹 테크놀로지' 기술을 적용해 패턴을 다양화했다.

'사람이 하는 마사지'…"글쎄"

지 부회장의 설명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팬텀 로보를 체험해 봤다. 외관상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분리 동작이 가능한 다리 부분이다. 마치 만화 속 로봇의 다리를 연상케했다. 전반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안마의자라기보다 인큐베이터나 우주선 내부의 조종석과 비슷했다.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팬텀 로보의 세련됨은 외형뿐만이 아니었다. 안마의자에 앉아 팔과 다리를 의자에 일치시켰다. 묘한 안정감이 전해졌다. 팬텀 로보만의 '장요근 이완 모드'가 시작되자 시원함이 더해졌다. 장요근은 허리와 골반을 이어주는 근육이다. 몸 전체가 뒤로 눕혀지며 오른쪽 다리는 들리고 왼쪽 다리는 내려갔다. 묵직한 시원함이 허리 아랫부분에서 퍼져왔다. 다만 두 다리가 들리는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들리는 속도도 조금 답답했다. 

팬텀 로보는 총 8가지 모드를 가지고 있다. △햄스트링 이완 △사이클 △롤링 스트레칭 △이상근 이완 △로보 활력 △로보 회복 등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사람이 해주는 마사지의 느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일반 안마의자에서 받을 수 없는 상쾌함은 있었다. 팬텀 로보만의 '유연성' 덕분이다. 조수현 메디컬R&D센터 센터장은 "펜텀 로보의 키워드는 무브먼트와 유연성"이라며 "펜텀 로보는 역동성을 통해 운동과 마사지 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되겠다"

지 부회장은 향후 사업 계획과 미래 비전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 안마의자 사용자의 빅데이터 수집·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다리 부분을 넘어 팔까지 분리하는 등 안마의자의 연구개발도 이어간다. 사업 확장도 예고했다. 헬스케어 제품의 특성을 살려 재활 치료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바디프랜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지성규 바디프랜드 총괄부회장이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 사진=바디프랜드

그는 "생체 정보를 측정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건강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디지털 헬스케어', 나아가 '홈 헬스케어 플랫폼'으로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 시일 내에 팬텀 로보가 안마의자 시장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향후 팬텀 로보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를 열어젖힌 상징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하반기에 체성분 분석이 가능한 안마의자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안마 전 체성분·혈압·심박수를 분석하고 반복 기록해 이상 신호를 감지하는 식이다. 다만 안마의자를 데이터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상당한 투자와 연구가 수반돼야 해서다. 재활 치료 영역 사업 확장도 아직 쉽지만은 않다. 임상 실험 등 긴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바디프랜드의 '독주' 계속될까

바디프랜드의 계획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안마의자 시장이 성장세지만 경쟁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코지마, 휴테크 등 후발업체의 추격이 거세다. 여기에 LG전자 등 대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자칫 로봇화 등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다가 이들에게 '역전의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팬텀 로보의 가격은 660만원이다. 경쟁사 제품 대비 가격대가 높다. 

바디프랜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 부터 영업익과 매출액이 급증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안마의자 시장의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안마의자는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상품이다. 재택근무 등 집안 생활이 늘며 수요가 늘었다. 실제로 바디프랜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엔데믹으로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늘고 있다. 안마의자가 주력인 바디프랜드에겐 큰 타격일 수 있다. 바디프랜드가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꾀하는 이유기도 하다.

팬텀 로보에는 이런 고민이 담겨 있다. 시장 1위를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 성장세를 이끌어줄 게임 체인저가 절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안마의자 시장은 바디프랜드의 독무대였지만 이젠 불안한 1위에 놓인 상황"이라며 "선두주자로 남으려면 혁신성과 확장성을 증명해 나가야 한다. 로봇과 데이터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꺼내든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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