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6480원짜리 치킨을 연중 내내 판매하기로 했다. 기간한정 판매가 아닌 상시 판매로 장바구니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고물가 속 치킨프랜차이즈의 메뉴가 3만원에 육박하자 마트치킨 수요가 점점 느는 추세다. 이에 미끼상품의 일환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치킨을 선보여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오는 9일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가격은 한 팩에 6480원이다. 이마트는 "장바구니 물가 안정과 본업 경쟁력 강화의 취지에 맞도록 기간이 정해져 있는 단순 행사가 아니라 연중 내내 운영하는 방식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기간의 정함 없이 휴가철부터 추석, 크리스마스, 연말 등 언제든지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최저가에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이마트는 앞서 2022년 9월 한 팩에 9980원인 '생생치킨'을 출시한 바 있다. 이번 어메이징 완벽치킨은 이보다 가격을 3000원가량을 낮췄다.
이처럼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사전기획과 장기 매입 계약, 계육 호수 변경, 자체 마진 축소 등에 있다. 이마트는 어메이징 완벽치킨 론칭을 위해 약 7개월 전부터 물량 계획, 레시피, 물류 구조, 맛 테스트 등 사전기획을 진행했다.
또 올해 남은 5개월(8~12월) 동안 사용될 닭 원료육을 100만 수 넘게 계약하는 등 대량 매입 구조를 확보했다. 어메이징 완벽치킨은 국내산 8호닭을 사용한다. 기존 생생치킨에 사용됐던 9호닭보다 한 호수 낮췄다.
이마트 관계자는 "닭은 품귀가 드문 품목이라 유통, 식품업체들은 통상적으로 2주에서 한 달가량의 물량을 확보한다"며 "장기적으로 큰 물량을 확보하고 자체 마진을 낮춰 저렴한 가격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맛을 살리기 위해 피코크 비밀연구소가 나섰다. 피코크 비밀연구소는 다양한 실험을 거쳐 만든 비법 파우더(쌀가루+15종의 향신료)를 사용, 치킨 본연의 바삭한 식감과 진한 풍미를 살렸다. 아울러 이마트는 대형마트 치킨의 경우 일반 배달치킨과 달리 구매 후 바로 먹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 에어프라이어 190도에 5분간 익히면 바삭함이 살아나는 레시피를 만들었다.
이마트가 저렴한 치킨을 상시 판매하기로 한 것은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마트 치킨'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마트 치킨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2022년 이후 이마트 치킨류 매출은 꾸준히 늘었다. 앞서 2022년 9월 1팩 9980원에 출시했던 이마트 생생치킨의 경우 2022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22개월간 약 250만팩 이상 판매됐다.
이같은 인기에 대형마트들의 마트치킨 경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어메이징 완벽치킨의 출시로 이마트의 치킨은 경쟁사인 홈플러스의 '당당 후라이드 치킨(6990원)과 가격대가 비슷해졌다. 홈플러스 당당치킨 역시 8호닭을 사용 중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당당치킨 출시 2주년을 기념해 신메뉴 '당당 허브후라이드치킨콤보'와 '홈플식탁 갈비왕 오븐치킨'을 선보인 바 있다.
신중호 이마트 치킨류 바이어는 "앞으로도 이마트는 고품질의 델리 상품을 출시해 고객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맛으로도 외식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