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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라' 산업은행 지정 고시 강행…노조 강력반발

  • 2023.05.03(수) 10:50

행정절차는 마무리…관련법 개정 남아
노조 "법치 무너졌다" 비판 수위 높여

정부가 KDB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 고시하며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제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한다'는 산업은행법 개정만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다. 다수당인 야당(더불어민주당)도 절차 문제를 지적하고 있고, 산업은행 노조 등 내부 반발도 거센 까닭이다. 산업은행 노조는 이번 결정을 두고 "법치가 무너졌다"고 비판하며 지속적인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공공기관으로 결정했다고 3일 고시했다. 지난 3월27일 산업은행 경영협의회에서 '이전공공기관 지정 방안'을 의결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관련기사: 산업은행 부산이전 행정절차 '첫발'…노사 갈등 격화 (3월28일)

부산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산업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해선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행정절차를 강행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산업은행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국회 소관 상임위(정무위원회)는 법 개정 전 행정절차 진행은 명백한 불법·탈법 행위라고 수차례 지적했고, 국회에선 '한국산업은행 이전의 정상적 절차 준수 권고 결의안'을 발의했다"며 "하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법 개정없이 이전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정부는 과거 대구와 부산으로 이전했던 신용보증기금(신보)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사례를 들며 법 개정 전 행정절차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도 산업은행 노조는 "신보와 주금공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2004년 1월)에 따라 이전공공기관으로 당연지정돼 균형발전위원회 심의·의결 등 행정절차 진행 자체가 없었다"며 "산업은행은 동북아 경제중심지 조성에 필수적인 기관이란 이유로 2005년 균형위 의결을 거쳐 이전공공기관에서 제외돼 신보, 주금공과는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본점 부산이전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안인지에 대한 토론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 경영진은 노조와 어떤 협의도 진행하지 않았고, 균형발전위원회에서도 현직 장관(당연직위원)들이 찬성하며 안건이 통과됐다"며 "(산업은행)본점 이전이 은행 공공성과 건전성을 해치지 않을지,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가져오지는 않을지 정부와 학계 전문가, 은행 경영진과 노조가 참여해 토론과 논의를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은행 노조는 오는 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본점 부산이전과 관련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주관 기자회견을 진행해 비판 수위를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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