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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2300만 고객 끌어모은 비결 뒤에 'AI' 있었다

  • 2024.03.21(목) 08:00

연중 기획 [AX인사이트]
고객 상담·인증 등 다양한 부문에 AI 접목
AI실 신설…신기술 트렌드 도입에 속도

처음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에 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금융권은 반신반의했다. 그동안 창구에서 수많은 서류를 제출하면서 진행됐던 대출 심사가 100% 비대면으로 대체될 수 있을지, 또 은행업의 기본인 안전성이 담보될 수 있을지 등 다양한 우려가 흘러나왔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비대면 은행 업무의 범위를 확대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는 '메기'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1위인 카카오뱅크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금융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온 은행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카카오뱅크의 AI 기술은 고객 인증, 금융사기예방, 인공지능 기반 고객센터 등 다양한 금융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점포가 없는 은행이 갖는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비대면 은행 업무의 안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5월 진행한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인증 기술을 통한 금융사기 예방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상담 후처리 3초·대출한도 금리 조회 3분 '뚝딱'

지난해 4분기 카카오뱅크의 평균 MAU는 1758만명으로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MAU 기준 1위를 차지한 KB스타뱅킹(약 1200만명)을 크게 앞질렀다. 고객 수 또한 지난해 말 기준 2284만명으로 시중은행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많은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었던 데는 혁신적인 금융상품 뿐만 아니라 금융 서비스를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경험하게 만드는 카카오뱅크의 AI 기술도 한 몫을 했다.

인공지능 기반 고객센터(AICC)는 카카오뱅크의 AI기술이 중점적으로 활용되는 영역 중 하나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센터에 AI 기술을 적용해 단순 상담 처리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카카오뱅크는 콜 상담 종료 후 상담 내용을 정리해 기록하는 '상담 후처리' 과정에 고성능 AI 언어모델 '버트(BERT)'를 기반으로 한 상담 카테고리 분류 모델을 도입했다. 상담 내용이 약 400여개에 달하는 카테고리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술을 적용하면서 상담 건당 후처리 시간을 기존 30초에서 3초로 10분의 1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상담센터의 AI 챗봇 기능도 '비대면 은행'의 취지에 맞게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은행'을 가능하게 만드는 주요 기능 중 하나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비대면 고객채널 중 AI 상담 챗봇의 이용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챗봇 자동 응답 이후 상담원 연결을 요청하는 고객 비중이 높은 타 은행들과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AI 상담 도입을 통해 확대되는 신규 상품·서비스 출시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대하는 고객 문의에 빠르게 대응하고 고객의 셀프 상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또 은행권 최초로 대출 과정에 챗봇을 구현하면서 대출 심사를 크게 간소화했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와 전월세대출 심사 과정에 챗봇을 구현했는데, 이를 통해 대출 가능 한도와 금리를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평균 3분 29초로 크게 축소하는 등 편의성을 강화했다.

편리한 인증 서비스 또한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톡톡히 역할을 했다. 카카오뱅크는 그간 휴대용 기기를 들고 다녀야 했던 일회용비밀번호(OTP) 인증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셀카 인증' 기능을 은행권 최초로 탑재했다. 그간 휴대용 OTP 카드를 보면서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얼굴' 하나로만 인증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또 해상도, 주사율, 빛 반사 등을 감별해 신분증 사본을 탐지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휴대폰 이용자의 미세한 사용 습관을 학습해 본인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무자각 인증' 등 금융 서비스의 편리함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도입했다.

이와 같은 안티스푸핑(anti-spoofing, 위조 사진·영상을 통한 침입을 막는 기술) 기술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카카오뱅크 금융기술연구소와 고객인증캠프 간 협업을 통해 개발됐다. 카카오뱅크는 이처럼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금융 다방면에 적용하면서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금융사기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전용 데이터센터·AI실…신기술 도입 '속도'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개소했다. 외부 및 학계, 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AI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활발한 산학협력도 진행 중이다. 카이스트와 설명가능 인공지능 부문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고려대학교와는 대규모 언어모델 평가방법론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같은달 AI실도 신설하면서 그간 부서별로 나눠져 있던 기술 관련 조직들을 통합했다. 또 AI실을 대표 직속 조직으로 편제하면서 금융 서비스에 AI 신기술 트렌드를 빠르게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설된 AI실은 안현철 카카오뱅크 최고연구개발책임자(CRDO)가 이끈다. 안 실장은 연세대학교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다음에 입사해 금융개발팀장, 일본법인(TAON) 개발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카카오뱅크 기술기획팀장, 금융기술연구소 소장을 거쳐 카카오뱅크 CRDO에 올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술은행으로서 AI 기술 역량을 고도화해나가기 위해 인프라 구축은 물론 AI 기술과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인증·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함으로써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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