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들이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순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연체율은 카드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수익과 연체 위험을 모두 가진 '카드론' 관리가 업계의 주요 과제가 됐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들의 3분기 순이익은 총 4119억원으로 작년(3236억원)보다 27.3%(883억원) 증가했다.
허리띠 졸라매고 실적에 집중
신한카드는 3분기 1734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13.9%(212억원) 늘었다. 영업수익은 증가한 반면 영업비용은 감소하는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순익이 808억원에서 1147억원으로 42% 증가했다. 신용판매와 카드론 등 카드 이용 금액이 증가했고, 모집·마케팅 비용을 아껴 순익을 늘릴 수 있었다.
하나카드의 순익 역시 작년 3분기 548억원에서 올해 678억원으로 23.7%(130억원) 성장했다. 작년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순익이 우상향 중이다. 하나카드는 국내·외 취급액과 연회비 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올 3분기 56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6.4%(202억원)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만 놓고 보면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건전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롯데카드를 제외하고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체율이 증가했다.
9월 말 기준 각 카드사의 연체율은 △신한카드 1.33% △KB국민카드 1.29% △하나카드 1.82% △우리카드 1.78%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전분기 대비 각각 0.11%포인트, 0.01%포인트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6개월 연속 연체율이 같았다. 우리카드는 홀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올라도 카드론 없인 못 살아
우리카드의 연체율 상승에는 카드론 영향이 컸다. 업계는 신용판매의 실익이 크지 않은 탓에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은 카드론이 유일하다고 보고 있다. 카드사 대부분이 카드론을 늘리며 수익을 확보했지만, 우리카드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 말 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조9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6984억원)나 증가했다. 다른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0.8~2%의 증가율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전업카드사 7곳의 평균 증가율(8.6%)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높은 수치다.
이 가운데 하나카드는 오히려 카드론을 줄였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작년보다 7% 감소한 2조7922억원이다. 그 결과 업계 최고 수준이었던 연체율을 조금씩 낮추는 데 성공했고, 동시에 실적도 나아졌다.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에 매서운 눈길을 보내는 만큼 우리카드는 4분기 목표로 '건전성 개선'을 선언했다. 우리카드를 비롯해 카드론 잔액이 많이 증가한 롯데·현대카드는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4분기에는 채권관리에 집중해 연체율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