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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르포]②'이재용 해임' 주장에 주주들 공방도

  • 2021.03.17(수) 18:07

삼성전자 첫 온·오프라인 동시 주총
시민단체 "이사회, 이재용 부회장 해임하라"
소액주주 "꼬투리 잡지 마라…포용해야" 반박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이 17일 열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있다. [사진=삼성전자]

관련기사☞ [온&오프 르포]①날선 질의 쏟아진 삼성전자 주총에서 계속.

감사와 영업, 내부회계관리제 관련 보고가 10분가량 이어지고 오전 10시30분쯤에서야 이날 주총은 회의의 핵심인 안건 상정에 돌입했다. 상정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사내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었다.

이들 안건은 모두 무난하게 통과됐다. 찬성률은 낮게는 79%에서 높게는 99%를 넘을 정도였다.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작년 말 기준 약 215만명인데, 이들 대부분의 표심은 삼성전자의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방향의 선택을 한 셈이다.

제1호 의안인 재무제표 승인 건만 하더라도 배당이나 인수·합병(M&A) 계획, 인재 채용 방안 등에 대한 기존에 자주 제기된 질문과 기사 등 여러 형태로도 확인 가능한 답변들이 나왔다. 표결을 진행하자 99%가 넘는 찬성률이 집계됐다.

사내외이사 선임의 건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거론되자 주총장에 다소 긴장감이 감돌았다.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라고 밝힌 이들이 이재용 부회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주주들이 이에 맞서면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 공여 등으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도 여전히 부회장직을 유지하고있다"며 "이사회는 지금이라도 해임을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질문이 이어지자 의장인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미래사업결정 등에 대한 역할을 고려하고, 회사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반복해서 답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이에 반발하며 "법무부로부터 취업제한 통보를 받았고, 이 부회장 스스로 사임하지 않는다면 이사회가 해임을 의결했어야 한다"며 "검토하겠다는 것의 의미가 모호한 만큼 이사회에서 이와 관련 논의했는지 여부, 그렇지 않았다면 언제 어떤 사항을 어떻게 논의하겠다는 것인지 알려달라"고 따졌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이 17일 열린 정기 주총을 진행하고있다.[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이런 주장에 반발하는 주주들도 있었다. 한 주주는 "유죄가 확정된 사람도 도지사와 국회의원을 하는 상황인데, 개인 회사에서 부회장을 놓을 이유가 전혀 없다"며 "삼성전자는 대한민국과 생명을 같이 하는 회사다. 이런 삼성전자에 대해서 주총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주주로서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모씨라고 이름을 밝힌 한 주주는 "이 부회장은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좋은 일 해주고 왜 감옥살이를 하느냐? 다른 주주들의 솔직한 의견을 묻는다"고 외치자 장내에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 주주는 다른 안건에서도 이 부회장 해임 관련 발언이 나올 때마다 삼성의 구원투수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잘 되기 위해서 이해하고 포용하고 서로 이끌어주고 해야 하는데 왜 자꾸 꼬투리를 잡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과연 삼성 주주인지 의문이 간다"고도 말했다.

다만 이 주주는 모두 4차례나 발언을 하면서 다른 주주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이 주주가 반복해 발언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해 "주주는 안건마다 한번씩 발언할 수 있다"며 정상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인 탓에 200만명이 넘는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주주는 "오는 5월부터 공매도가 부활한다고 하고 주가는 불안한 모습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주주 보호 차원에서 계획을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적정한 주가에 대해 회사가 직접 말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삼성전자의 매출이나 사업 구조, 재무 구조를 보면 기업가치 상승 여부에 따라 주가 상승요인이 많이 있다고 외부기관들이 평가하고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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