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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려나는 삼성 이재용, 대규모 투자로 답할까

  • 2021.08.09(월) 20:08

법무부 "경제 상황과 사회적 감정 고려"
재계, 반도체 투자 등서 대형 M&A 기대
"대통령 사면만 못해"…남은 사법리스크도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3일 오전 10시 풀려난다. 정부가 광복절 가석방 명단에 이 부회장을 포함하면서다. 이 부회장의 사회 복귀가 삼성의 경영 정상화와 대규모 투자로 이어질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9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온·오프라인 브리핑을 열어 가석방심사위원회가 수형자 1057명에 대한 가석방 여부를 심사 및 의결한 결과를 발표했다. 박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주재하면서 가석방심사위가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810명에 대해 가석방을 결정했고, 장관인 자신이 이에 대해 허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장관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 수형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재수감된 이 부회장은 207일 만에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13일 오전에 풀려나는 이유는 광복절 이틀 전 평일이 13일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이재용의 공백…다시 멈춘 삼성의 시계(1월18일)

밀린 경영과제…'0순위' 반도체 투자

이 부회장 앞은 경영 과제가 산적했다. 미국 반도체 및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를 비롯해 삼성그룹의 미래를 담보할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대한 검토도 요구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감옥에서 풀려나는 것은 그가 경영 일선에 원활하게 복귀할 수 있는 충분 조건은 아니다. 사면이 아니라 가석방이기 때문에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특경가법)에 따른 5년간 취업을 제한한 규정이 유지된다는 점에서다. 해외출국에도 제한이 따른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대통령 사면이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다른 사건으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변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등과 관련한 형사 재판 2건이 진행중이다. 여전히 사법 리스크(위험) 요인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혀 간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재계 관계자는 "법무부의 취업 승인 관련 규정은 관련 기업에 새로 취업하는 경우 또는 등기이사로 선임, 재선임될 경우에 필요한 것"이라며 "미등기 최고경영자는 둘 중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법무부가 특경가법상 유죄가 확정된 경우에도 재직 중인 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취업 승인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환영·아쉬움·기대"

지난 1월18일 구속 직전 결심공판에 참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법무부 발표 직후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들은 환영과 아쉬움, 기대를 동시에 쏟아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반도체 등 전략산업 선점경쟁에서의 초격차 유지와 미래 차세대 전략산업 진출 등의 국가경제 발전에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사면이 아닌 가석방 방식으로 기업경영에 복귀하게 된 점은 아쉽다"며 "향후 해외 파트너와의 미팅 및 글로벌 생산현장 방문 등 경영활동 관련 규제를 관계부처가 유연하게 적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멈춰있는 투자시계를 속히 돌리지 않는다면 인텔, TSMC 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져 우리 경제의 먹거리를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다"며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법무부 결정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나아가 새로운 경제질서의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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