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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복귀]①'순현금만 94조'…삼성전자, 어디 쓸까

  • 2021.08.11(수) 09:11

삼성전자, 100조원 육박하는 순현금 유지중
이 부회장 복귀 후 대규모 투자 향방에 '촉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의 관심은 얼어붙었던 대규모 투자 재개에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별다른 대형 인수합병(M&A) 행보가 없었고, 올 2분기말 현재 순현금만 100조원 가까이 쌓여있다.

업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하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이 회사의 중장기적 전략과 부합하는 분야를 면밀하게 검토해 추진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100조원 달하는 투자재원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분기 말 현재 이 회사 순현금 규모는(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것) 94조3700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 96조7100억원과 비교해 얼마 줄어들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진행한 시설투자 규모만 13조6000억원에 달했고 배당금 지급 규모도 15조5800억원에 이른다. 투자와 배당도 하고는 있지만 초대형 투자는 없고 사업이 잘 되다보니 이익도 계속 쌓이는 상태인 셈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경우 무려 111조1022억원에 달한다. 역시 작년 같은 기간 113조3955억원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고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초격차는 커녕 새로운 성장동력도 만들지 못해 결국 경쟁 사업자에 따라잡히고 무너지는 게 글로벌 기업들의 흔한 운명이었다.

이런 까닭에 최근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도 개인 투자자가 "순현금이 증가하고 있지만 하만 인수 이후 의미있는 규모의 M&A가 없다. 향후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적극적인 M&A를 요청한다"는 질문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병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급격하게 사업 패러다임이 변하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M&A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실행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서 부사장이 언급한 대내외 불확실성 가운데 회사를 이끄는 이재용 부회장 관련한 불확실성은 사실상 제거됐다. 이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되기 때문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언제 어떤 분야에서 '빅딜' 나올까

문제는 방향과 시기다. 빠른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사안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때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투자 계획을 공식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증설 지역을 확정 공표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은 수 년 전에 삼성전자가 이 같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대만 TSMC나 인텔이 파운드리 투자 확대를 발표할 때 삼성만 침묵해왔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대형 투자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바이든 정부 들어 관련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그렇다. 경쟁사들인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포드와 손잡고,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하며 '조단위' 투자계획을 발표할 때 삼성SDI만 별다른 투자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이 분야 외에도 시장이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서병훈 부사장은 2분기 컨콜에서 "회사의 지속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사업 영역이나 규모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전장(전자장비) 등의 분야를 거론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미국 애플과 중국 샤오미 사이에서 고전 중이기도 하다.

정부가 경제를 위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다지만 그의 경영 복귀 직후 갑자기 계획에도 없던 투자를 추진할 가능성은 작다는 지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꼭 투자해야 하는 분야라면 재원이 없어도 한다. SK하이닉스가 현금이 없는데도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 게 대표적 사례"라면서도 "삼성은 재원은 충분하지만,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나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는 분야가 파악돼야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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