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시황 침체에도 불구, OCI가 올해 1분기 대폭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OCI는 지난해 5월 분할 이후 신설법인으로 사업을 영위하다 올 1월 말께 OCI차이나를 비롯한 5개 자회사 지분에 대한 현물 출자를 완료했는데, 이들 회사가 편입됨에 따라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특히 OCI차이나의 카본케미칼 부문 시황이 회복되면서 타 화학 사업 부문의 부진을 상쇄, 예상 밖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앞서 OCI는 지난해 5월 인적분할로 지주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OCI로 분리된 바 있다.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OCI는 반도체·배터리 소재 등 화학 사업을 각각 맡고 있다.
'카본케미칼' 부문 영업익 QoQ 200% 치솟아
OCI는 25일 올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기 대비 92.1% 증가한 3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5403억원으로 전기 대비 9.3% 상승, 영업이익률은 7%에 달했다.
이는 OCI차이나·OCI재팬·OCI드림·P&O케미칼·Philko 등 5개 자회사 현물 출자 이후 연결편입 및 관계기업 지분법이 적용된 수치다.
OCI 별도 손익을 살펴봐도 성장세는 공고했다. 이 기준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70% 오른 344억원으로 파악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7%로 3%포인트 개선됐다.
카본케미칼이 주 사업인 OCI차이나 연결 반영이 주효했다. 해당 사업 시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원재료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실적이 전기 대비 크게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본케미칼 부문 수익성도 눈길을 끌었다. 분기별로 살폈을 때 카본케미칼 부문 영업이익은 △2023년 1분기 420억원 △2023년 2분기 230억원 △2023년 3분기 210억원 △2023년 4분기 140억원 △2024년 1분기 410억원 등으로 확인됐다. 올 1분기 들어 전기 대비 200% 가까이 급등하면서 1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기존 이어오던 베이직케미칼 부문 수익성은 전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부진이 이어졌고 일부 제품 정기보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 이에 영업이익도 타격을 받았다.
올 1분기 베이직케미칼 부문은 매출 188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전기 대비 각각 12%, 63% 줄어든 규모다.
이날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OCI 관계자는 "베이직케미칼 부문은 반도체 업계의 영향을 받는데 아직 반도체 시황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라 부문별 실적이 부진했다"며 "하지만 글로벌 화학업계 시황이 부진한 가운데 전반적인 기업 실적이 회복세를 띄었다는 것은 긍정적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2분기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베이직케미칼 회복 가능성
OCI는 2분기 반도체 시황 반등이 본격화되면서 베이직케미칼 부문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OCI 관계자는 "반도체는 최악의 경우를 지난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 점진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또 하반기부터 각종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면서 카본케미칼 부문도 긍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OCI는 올해 5~6월 중 일본 도쿠야마와 말레이시아에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군산공장 일부 유휴설비를 현물 출자해 투자를 최소화하겠단 방침이다. 합작법인은 초기 8000톤 제품을 생산, 점진적으로 캐파를 늘려 연간 1만1000톤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제품을 생산한다.
한편 이날 OCI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수익비율(PER) 등 주요 지표를 함께 공개했다. 올해 1분기 기준 OCI의 ROE는 10.7%로, KOSPI 4.6%와 KOSPI 화학군 3.1%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PER 6배로 동종업계 4분의 1 수준이란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지목됐다.
이에 OCI 관계자는 "동종업계 내 타사 대비 우량한 재무·수익지표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저평가돼 주가 부분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