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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로직스. '생산 하청' 딛고 '글로벌 허브'로

  • 2021.07.16(금) 06:30

[워치전망대]제약바이오④ 삼성바이오로직스
CMO로 최근 3년새 매출‧영업이익 급증
CDMO 사업 통해 글로벌 입지 확대 기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을 장악할 혁신 신약 개발이다. 타 산업계의 경우 짧게는 1~3년, 길어도 5년 이내로 승부를 본다. 그러나 혁신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의 긴 호흡이 필요하다. 그동안 숱한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에 발을 내딛었다 실패하거나 장기전을 버티지 못하고 손을 털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방향을 달리했다.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로 순식간에 규모를 키웠다. 

일각에서는 CMO 사업을 생산 하청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신약 개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심은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넘어가고 있다. 국내외 바이오벤처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다. 유망한 물질을 갖고 있지만 정작 까다로운 생산 공정을 감당할 시설 투자비용은 없는 경우가 많다. 

세계 최대 규모 항체의약품 생산시설 가동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사업은 항체의약품 CMO다. 항체의약품은 2019년 기준으로 전체 바이오의약품 매출의 51.1%를 차지하고 있다. 항체의약품은 항체를 활용해 질병의 원인물질만을 표적으로 치료한다. 질병원인물질에만 반응하기 때문에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부작용이 적다.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류마티즘, 암 등 바이오시밀러도 항체의약품이다. 

그러나 항체의약품은 생산 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공장 설계·건설·밸리데이션* 등 사업화 준비에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된다. 또 항체의약품은 동물세포를 이용하는 세포 배양, 정제, 충전 등 생산 전 과정에서 제조품질관리기준(GMP)에 부합하는 높은 수준의 품질관리 역량을 갖춰야 한다. 

*밸리데이션(Validation): 특정한 공정, 방법, 기계설비 또는 시스템이 미리 설정돼 있는 판정기준에 맞는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한다는 것을 검증하고 이를 문서화 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2년 연간 바이오의약품 3만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제1공장 설립, 2015년 15만리터 생산 규모의 제2공장 설립, 2018년에는 18만리터 생산 규모의 제3공장 설립 및 가동에 돌입했다.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이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제3공장을 뛰어넘어 생산 규모 25만6000리터에 달하는 제4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제4공장은 세포주 위탁개발(CDO)부터 완제품 생산(CMO)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내년에 부분 생산, 오는 2023년에는 전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미국 등 CMO 러브콜…최근 3년새 실적 '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행사인 ‘CMO Leadership Awards’에서 8회 연속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품질과 안전성, 서비스 등을 인정받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주목하는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근 3년 사이 매출액은 2배가량 뛰어올랐다. 영업이익도 2018년 557억원에서 2020년 2928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유럽과 미주 등 해외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 매출액은 최근 3년간 2000억원대를 유지하며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유럽 매출액은 2018년 2900억원에서 2020년 5275억원으로 182% 늘었다. 2018년 161억원에 불과했던 미국과 캐나다 등 미주 지역 매출액은 2895억원으로 1798% 급증했다. 이밖에 아시아 등 해외 국가에서 발생하는 매출액도 2018년 17억원에서 2020년 512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CMO 계약은 통상 5~10년 장기계약으로 이뤄진다. 그만큼 한 번 체결한 계약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최근 3년 사이 빠르게 매출 규모가 커진 데에는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한 CDO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급성장하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미국 바이오클러스터인 샌프란시스코에 위탁개발 R&D 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특히 올해부터 항체제작 등 위탁연구(CRO)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에는 글로벌 최고 CRO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코로나 백신 완제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기도 했다. 오는 3분기부터 생산에 돌입한다.

비록 기술이전 문제로 원액을 받아 충전 및 포장 단계에 대한 위탁생산만 맡았지만 수익 증대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1도즈당 수수료 단가가 1달러라고 가정하더라도 1억도즈면 1150억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아직 정확한 수주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억도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허브 '구심점' 역할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5년부터 분식회계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만큼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만약 분식회계가 인정돼 삼성바이오에피스 투자주식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제외하게 되면 2020년말 기준으로 관계기업 투자주식, 이연법인세 부채(이연법인세자산 차감 후 순액), 이익잉여금 등 자본항목이 각각 2조3510억8600만원, 5689억6300만원, 1조7821억2300만원 줄어들게 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018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에 의한 분식회계 혐의로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재무제표 재작성 등 시정요구 △과징금 80억원 부과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재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 현재 증선위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관련 기사: 삼바, 증거인멸 맞지만 분식회계 아직 물음표(12월12일)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비전 놓고 봤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자본투자가 소요되는 생산분야에서 전문 CMO를 활용하는 추세다. 의약품 시판허가 및 판매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133억달러(한화 15조원)로 향후 5년간 연평균 13.7% 성장해 2025년 기준 253억달러(한화 2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CDMO 시장 성장에 따른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

직업에 귀천이 없듯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사업 분야의 귀천은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연구‧생산‧개발을 통해 구심점 역할을 한다면 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허브로 거듭나는 날도 앞당겨질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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