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보니하니]"왜 접냐" 묻자 '큰 화면'이 답했다

  • 2021.08.26(목) 16:33

삼성전자 세번째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
내구성 개선, S펜 도입, 멀티태스킹 강화
'접어야할 이유' 답했지만…'아재폰' 느낌 부담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갤럭시Z 폴드3. /사진=백유진 기자 byj@

"왜 접어야 하나요?" 

주변 지인 중에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가진 이들이 적잖다. 부피가 커 주머니에 넣기 불편하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폴더블폰에 호의적인 이들은 대화면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장점이 가려지기도, 부각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만큼 폴더블폰은 소비자 니즈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제품군이다. 특히 폰을 펼쳤을 때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과 모양이 같아지는 '클램셸(조개껍데기 모양)' 형태보다, 옆으로 넓어지는 '폴드' 형태는 더더욱 그렇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 대중화'를 선언했다. 갤럭시Z 플립3가 대중화의 선봉에 있다면, 갤럭시Z 폴드3는 폴더블의 존재 이유에 더 부합하는 주는 제품이다. 폴드 시리즈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스마트폰 대화면의 매력을 입증했다. 지금은 이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 폴드 신제품에서 디자인의 변화를 주는 대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번엔 더욱 쓸 만해졌다.

갤럭시Z 폴드3. 검색창을 누르고 플렉스 모드로 세우니 양손을 활용하기 쉽게 키보드가 설정돼 있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모기장 같아도 구멍보다 낫다

삼성전자로부터 대여해 열흘 정도 사용해본 갤럭시Z 폴드3는 전작보다 손에 착 감겼다. 접었을 때 힌지(경첩) 부분 두께는 전작 대비 0.8mm 줄었다. 무게도 역대 폴드 제품 중 가장 가벼워진 271g이다.

제품 부피와 무게는 미세하게나마 줄었지만 디스플레이 크기는 7.6인치로 전작과 같다. 가장 먼저 보인 다른 점은 메인 디스플레이에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가 탑재돼 있다는 것. UDC는 카메라 홀 상단에 빛이 카메라의 틈을 통과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디스플레이 픽셀을 배치하는 기술이다. 전작인 갤럭시Z 폴드2는 카메라 구멍을 제외한 나머지를 디스플레이로 채운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였다.

갤럭시Z 폴드3의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흰 화면에서 유독 티가 많이 났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온라인 언팩으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를 처음 접했을 때는 기대가 매우 컸다. 하지만 제품이 공개된 지금은 카메라 구멍이 '모기장' 같다는 조롱이 나와 김이 샜다. 카메라 홀을 아예 없앤 게 아니기 때문에 티가 날 수밖에 없는데, 그 모양이 모기장 같아서란다. 

실제로 보니 왜 모기장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됐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처럼 검은 카메라 구멍이 화면을 차지하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하면 눈에 거슬리지 않는 정도다. 화면이 넓어 일반 스마트폰보다는 더 멀리 두고 볼 수 있으니 UDC 부위에 눈이 덜 가는 효과도 있었다.

갤럭시Z 플립3(위)와 갤럭시Z 폴드3(아래)로 같은 영상을 재생했다. 모기장처럼 보여도 카메라 홀이 있는 것보다는 몰입감이 좋았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폈을 때의 메인 화면뿐 아니라 커버 디스플레이도 1초에 120개 화면을 보여주는 120Hz(헤르츠) 화면 주사율을 지원한다. 전작에서는 메인 디스플레이에만 120Hz 주사율이 적용됐고, 커버 디스플레이는 60Hz였다.

소나기도 걱정 없다

이번 폴더블 신제품의 가장 큰 개선은 내구성에 있다. 종전에는 폴더블폰을 사용하고 싶어도 방수·방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사용하기 주저하는 이들이 많았다. 삼성전자는 세 번째 폴더블 제품에서 이런 문제를 개선했다. 폴더블폰 최초로 IPX8 등급의 방수를 지원한다. 이는 기존 갤럭시S 시리즈와 동일한 수준이다. 

힌지와 본체 사이의 틈을 줄이고 주요 부품을 모두 고무 소재로 감싸 제품 안으로 물이 들어가는 것도 막았다. 사용하면서 일부러 물에 담가보지는 않았지만, 비 오는 날 밖에서 사용해도 마음이 편했다.

갤럭시Z 폴드3. /사진=백유진 기자 byj@

갤럭시Z 폴드3의 또 다른 특징은 'S펜'이다. 매년 하반기 출시하던 노트 시리즈 대신 폴더블 제품을 선보인 만큼 S펜 적용을 가능케 한 것이다. 팬층이 꽤 두꺼운 노트 시리즈의 팬덤을 옮겨오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S펜은 대화면이 특징인 노트 시리즈에 적합했으니, 이보다 더 큰 폴드에는 말할 필요도 없다. 다만 S펜은 별도 구매해야 한다. 노트 제품처럼 폰 안에 내장되는 것도 아니다. S펜을 부착할 수 있는 케이스를 구매해야 한다.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이들이 구매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왼쪽 화면에는 메뉴, 오른쪽 화면에는 세부 사항으로 구분된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대화면은 언제나 옳다

폴드의 장점인 대화면의 활용성 또한 높아졌다. 영상을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화면을 분할하거나 여러 창을 띄워놓고 사용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강화됐다.

기본적으로 한 번에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전작과 같다. 여기 더해 Z폴드3에서는 노트북 작업 표시줄처럼 '태스크바'를 화면에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즐겨 찾는 앱 목록을 화면 오른쪽에 고정해, 홈 화면에 돌아가지 않아도 빠르게 원하는 앱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드래그&드롭으로 같은 앱 화면을 분할할 수 있다. 이를 포함해 최대 3개의 앱을 구동할 수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대화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네비게이션 레일'도 새롭게 지원한다. 각 앱의 메뉴를 왼쪽 화면에 단순화해 보여주고 큰 화면에서 세부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 메일을 실행했을 때, 왼쪽에서는 메일의 목차가, 오른쪽에는 메일 내용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드래그로 동일한 앱을 화면 분할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인터넷 쇼핑을 할 때 검색 리스트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제품의 세부 정보를 볼 수 있었다. '새 탭에서 링크 열기'와 비슷한 셈이다.

갤럭시Z 폴드3를 살짝 접은 상태로 사진을 찍으면 왼쪽에서는 찍은 사진을, 오른쪽에서는 카메라 프리뷰를 볼 수 있다. 화면을 덮으면 커버 디스플레이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대화면의 장점은 사진을 찍을 때도 드러났다. 화면 한쪽에서는 사진을 촬영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 촬영한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는 '캡처뷰' 기능이다. 왼쪽 상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화면 프리뷰와 촬영한 사진의 위치도 바꿀 수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동시에 프리뷰를 보면서 촬영할 수 있는 '듀얼 프리뷰' 기능이나, 촬영 인원에 따라 자동으로 구도를 조절해주는 '자동 프레이밍' 기능 등도 그대로 적용됐다. 

촬영 시 찍은 사진과 화면 프리뷰 화면을 위아래로 전환할 수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카메라 성능도 기대 이상이었다. 카메라 화질은 그대로지만, 카메라 하우징에 슈퍼 클리어 글래스를 적용해 빛 번짐을 감소시켰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인물사진 모드로 전등을 촬영해보니 아이폰12 프로보다 또 선명한 사진이 찍혔다.

아이폰12 프로(왼쪽)와 갤럭시Z 폴드3(오른쪽) 인물사진 모드로 찍은 사진. 아이폰은 빛의 잔상이 남는 플레어(고스트) 현상이 있었지만, Z폴드3는 선명하고 깨끗하게 찍혔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갤럭시Z 시리즈 3세대 제품에는 폴더블폰을 대중화하겠다는 삼성전자의 포부가 녹아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Z플립3은 디자인에 더 신경 썼고, Z폴드3는 사용성을 높여 폴더블의 정체성을 찾았다. 그 덕인지 초반 분위기는 좋다. 삼성전자 집계 결과 사전 예약자 개통 첫날인 24일 갤럭시Z 시리즈 3세대 제품은 약 27만대 개통됐고, 7일(17~23일)간 진행한 예약판매는 92만대로 집계됐다고 한다. 사전예약 판매량은 갤럭시 노트20보다는 30%, 갤럭시S21보다는 80% 많다는 설명이다.

다만 개통 비중은 Z폴드3와 Z플립3이 3대 7수준이다. Z폴드3의 가격이 더 비싼 탓도 있겠지만 주변에서는 '아재폰' 느낌을 떨치지 못한 탓에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적잖다. 접고 펴는 모습이 부모님 또래가 많이 쓰는 가죽지갑 형태 스마트폰 커버를 연상시키는 탓이다. 외관에서부터 이미지를 바꿀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디자인을 차치하고라도, '왜 접는 폰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없애려면 소비자가 대화면과 휴대성이라는 폴더블의 장점을 동시에, 제대로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의 세 번째 Z폴드는 그 의문부호를 완전히 지워낼 수 있을까?

갤럭시Z 폴드3. /사진=백유진 기자 byj@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