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의 정밀화학 및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한솔케미칼이 주력인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올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자회사인 테이팩스가 2차전지 수요 강세에 따른 관련 제품 출하량 확대로 역대급 재무 성적을 거둔 것도 주효했다. 지금의 성장세라면 한솔케미칼은 올해 연간으로 1조원에 육박한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17일 한솔케미칼에 따르면 올 2분기 연결 매출은 2307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2222억원보다 3% 늘고 전년동기 1873억원에 비해선 2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604억원으로 역시 최대 규모다. 전분기 541억원에 비해 11%, 전년동기 539억원에 비해선 12% 각각 증가한 금액이다.
주력인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제품 판매가 국내 메모리 업체의 출하량 증가에 따라 확대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지 및 섬유에 사용되는 과산화수소 제조를 주력으로 한다.
과산화수소는 과거 섬유의 표백에 주로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반도체의 세정이나 디스플레이 식각(화학약품의 부식작용을 응용해 표면을 깎아내는 작업)에 사용되고 있다. 한솔케미칼이 생산해 1차로 정제된 과산화수소는 계열사인 삼영순화가 매입해 2차로 정제한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납품한다.
과산화수소는 반도체를 비롯해 인쇄회로기판(PCB), 디스플레이, 제지, 섬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반도체 라인 증설에 따라 초고순도 과산화수소의 수요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의 자회사인 테이팩스의 도드라진 실적도 눈길을 끈다. 올 2분기 테이팩스 연결 매출은 50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464억원보다 8% 늘고 전년동기 363억원에 비해선 3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전분기 71억원에 비해 32% 증가했고 전년동기 52억원에 비해선 82% 급증했다.
테이팩스는 2차전지 및 디스플레이나 스마트폰, 반도체 공정에서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전자재료용 테이프를 제조하는 곳이다. 식품포장용 랩 '유니랩'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주력인 전기차용 테이프는 배터리 전기회로 보호와 커버, 코팅 등에 사용된다. 테이팩스의 주요 납품처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주요 배터리 업체다. 아울러 이마트를 비롯해 농협과 스타벅스 등에 소비재용 테이프를 공급하고 있다.
테이팩스는 한솔케미칼의 경영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조연주 부회장이 지난 2016년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고 1260억원에 사들인 회사다.
테이팩스는 이듬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1차 벤더로 선정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 부회장은 현재 한솔케미칼과 테이팩스의 사내이사로 각각 이름을 올리며 이들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본업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2차전지 바인더(2차전지내 활물질간 접착을 돕는 소재)를 비롯해 차세대 음극재로 주목받고 있는 실리콘 음극재 등 신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해 연간 매출은 1조원에 육박한 923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결 매출 7687억원에 비해 20% 늘어난 수치다.